[아침뜨락] 이종완 소통강사·작가

한 해를 되짚어본다는 것은 지난해를 어떻게 살아냈는지 가늠해주는 삶의 엄정함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정성들이고 노력한 만큼의 결과만 나온다는 삶의 순리와 직면하고 깨닫는 시간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나무의 나이테는 결이 촘촘하고 아름다운 반면 비옥한 환경에서 자란 나무의 나이테는 결이 넓고 우아함이 덜한데 이는 자연의 엄정함이다. 삶과 일에 정성을 들이지 않고 급한 마음에 대충하면 딱 그만큼의 결과만 나오는데 이는 삶의 엄정함이다. '착한 사람은 보상을 받고 악한 사람은 그에 맞는 대가를 치른다.'는 세상살이의 이치가 한 치의 오차 없이 삶에 파고든다.

하루를 자기 힘으로 자기답게 사는 사람은 삶의 엄정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부모의 지극한 사랑을 받은 아이, 선천적으로 타고나길 우월유전자를 타고난 아이, 가정환경이 좋은 아이들이 사춘기까지는 자기 힘을 갖고 살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열악한 상황의 어린 시절을 보냈어도 어른이 되면서 자기 에너지를 갖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유년기의 상처와 아픔이 있는 사람이 자기 힘을 갖게 되고 당당한 마음으로 살게 되는 것은 그 사람이 보내는 '하루'에서 나온다.

자기 힘을 갖고 당당하게 살게 해주는 삶의 원천은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지위에 오르는데 있지 않고, 오늘 내 앞에 놓인 나의 하루를 제대로 살아내는데 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어제 살아낸 나의 하루가 내가 생각해도 괜찮을 때, 어제도 내가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대견해지는 나의 하루로부터 나의 당당함이 나온다. 당당한 하루로 견고하게 쌓여진 내가 있을 때, 어떤 풍파나 유혹에도 꺾이거나 무너지지 않고 강건하게 당당한 나로 살게 된다. 제대로 살아낸 '하루'가 자존감을 높여 '당당한 나'로 성장시킨다.이종완 소통강사·작가정용철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긍정적인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그들은 '하루'라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사실 앞에서 기뻐합니다. '어떻게 유익하게 사용할까? 어떻게 아름답게 꾸밀까? 어떻게 즐겁게 나눌까?'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합니다. '하루'라는 개념을 아는 사람은 이미 성인입니다. 그 사람은 1년이라는 개념으로 사는 사람보다 365배 값지게 살아갑니다." 인생은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으로 채워지는 하루의 산물이다.

인생이라는 나무에 열리는 열매는 하루를 어떻게 살아내는지에 달려있다.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이혜성 총장은 "인생이라는 단어는 저 멀리에 있는 객관적인 개념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살고 있는, 살아가야 할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내 삶의 순간들의 축적(蓄積)이다. 하루하루의 삶은 인생이라는 나무에 열리는 두 개의 열매 즉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 만족과 불만, 승리와 실패라는 상반된 개념을 향해 달리는 순간들이다."고 말한다.

이종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이종완 소통강사·작가

오늘 하루는 누구에게나 처음이라 낯설지만 호기심이 생기고 살아보지 않아 두렵지만 희망을 품게 된다. 장미를 가꾸는 곳에 엉겅퀴가 자랄 수 없듯이 건강한 마음으로 채워지는 하루에 불행의 싹은 트지 않는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이란 작품에서 "새는 힘겹게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루를 신중하게 행동하고, 바람직한 습관을 기르고, 무엇이든 배우고, 분별 있는 사람으로 살아내려 애쓰는 것은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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