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존협회

올해 겨울은 전과 다른 현상을 보여줍니다. 더 따듯하고 더 건조한 겨울입니다. 이제 삼한사온이라는 단어가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로 가득하다는 삼한사미의 시대입니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가장 큰 생활의 영역으로 확장되었고, 그 공포심은 점점 더 늘어갑니다.

미세먼지 발생은 중국발이냐, 국내냐에 따른 논쟁에 이어 이젠 몽골발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근본을 생각해보면 물질의 생산과 소비가 주원인이 됩니다. 중국은 모든 인류가 사용하는 일회용품이나 생필품을 생산하는 하나의 큰 공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현재 지구의 나라 중에 중국에서 생산되는 물품이 없는 곳이 있을까요? 특히 미국은 태어날 때부터 메드 인 차이나로 시작해 죽을 때도 메이 인 차이나 물건이 사용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시 거의 중국의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린 매일 일회용품과 다양한 소비제품을 사용합니다. 일회용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생산되는 오염물질과 사용된 일회용품을 소각이나 처리하면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2중으로 미세먼지를 발생합니다. 또 공장을 돌리기 위한 전기 생산을 위해 손쉬운 석탄에너지를 활용합니다. 이로 인해 3중으로 미세먼지를 발생하게 됩니다. 미세먼지의 근본적인 대책 중 가장 쉬운 방법은 일회용품의 소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미세먼지를 직접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도심공간의 녹지 영역을 늘리는 것입니다. 도심의 숲은 미세먼지의 30%를 흡수 및 흡착을 합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100㎍/㎥를 넘기 시작하면 '나쁨'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농도에서 30% 정도만 낮아지면 '보통'으로 일상생활하는데 지장이 없게 됩니다. 청주시의 도심은 외곽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벽을 쌓아놓은 현상입니다. 바람길이 없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나갈 곳이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녹지공간이 더 필요하지만 그 공간은 더 줄고 있습니다.

가로수는 도심에서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첫 번째로 오염물질들을 흡착합니다. 청주시의 대표적인 가로수인 잎이 넓은 플라타너스 즉 양버즘나무의 넓은 잎은 아주 미세한 털들로 가득해 대기의 먼지나 미세먼지를 잘 흡착합니다. 또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나 이산화황등을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두 번째로 가로수는 도심의 소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큰 나무가 심긴 곳과 나무가 없는 공터의 소음은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가로수가 도심의 소음을 가로막아 사람이나 건물에 직접적으로 오는 소음을 막아주는 방음벽 역할을 합니다.

세 번째로 환경적인 역할 외에도 사람에게 직접 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바로 그늘 제공입니다. 여름에 가로수 그늘은 인도를 걸을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요즘은 신호등 근처에는 나무가 없기 때문에 천막 같을 것을 설치해서 시민들에게 그늘을 제공하는데, 이 역할을 도로에선 가로수가 대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네 번째로 가로수는 도심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가로수는 한 여름에 물을 흡수해서 대기 중으로 발산하는데 그때 도심의 열기를 흡수해서 나가기 때문에 도심의 온도를 낮춰줍니다.

마지막으로 미관적인 역할을 합니다. 가로수는 봄에는 연한 여린 잎과 꽃을, 여름에 짙은 녹음을,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제공합니다. 실제 건물이나 인공적인 시설을 본 것보다 자연의 색과 모습을 봤는데 심리적으로 안정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숲해설가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숲해설가

청주시는 때가 되면 매년 열심히 가로수의 가지치기를 합니다. 일 년이 지난 플라타너스 가지에는 잎도 많이 달려 간판이 보이지 않고, 꽃이 피면 꽃가루가 날리기 때문에 시민들의 민원으로 자른다고 합니다. 미세먼지가 심각하다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소리 높이지만 실제는 아주 작은 단계부터 해야 가능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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