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상상·나눔 실천 통해 예비교사 전문성 신장

윤건영 청주교육대학교 총장이 "2019년엔 교수와 학생, 직원 등 전 구성원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면서 교원양성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새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
윤건영 청주교육대학교 총장이 "2019년엔 교수와 학생, 직원 등 전 구성원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면서 교원양성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새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특수목적대학인 청주교육대학교에는 능력있고 품격을 겸비한 학생이 모든 것의 중심이다. 그 다음에는 학생을 위해 교육하고 연구하는 교수가 있고, 학생과 교수를 지원하는 직원들이 있다. 그리고 직원 뒤에 총장과 보직자들이 있다."

윤건영 청주교육대학교 총장이 취임 후 항상 강조하는 일성(一聲)이다. 한마디로 학생과 교수, 직원들을 섬기겠다는 총장으로서의 각오다.

지난 2016년 3월 제18대 청주교대 총장에 취임한 윤 총장은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 3년 교육부의 굵직한 공모사업에 선정돼 시대가 요구하는 대학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21년 창학 80주년에 맞춰 설계된 공약사업 'NEW START21'을 완성해야 한다. 향후 10년 청주교대의 발전 기반을 조성하는 장기계획도 세워야 한다. 막중한 임무 수행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윤 총장의 새해설계를 들어봤다.

▶임기 마지막 해다. 새해 설계는.

-초등예비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의 근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업무의 가장 중심에 있다. 임기 동안 교육부의 여러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 중이다. 전국 교대 가운데 유일하게 '대학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ACE+사업) 지원대학'에 선정돼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평가 받았다. 이 사업을 통해 미래교육을 위한 교육과정과 교육지원시스템 등을 개선시키고 있다. 올해도 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해 초등교육 발전과 교육혁신 발신지로서 도약을 다질 것이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2017년부터 2년 연속 선정돼 대입전형을 개선하고 고교교육 내실화와 수험생·학부모의 대입 부담을 완화시켰다. 해외교육봉사 프로그램 운영대학에도 3년 연속 선정돼 학생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수영 및 안전 교사교육관 설립'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국회에서 예산을 확보해 올 연말 완공 예정이다. 청주교대는 10년 단위로 대학의 장기발전 계획을 마련한다. 남은 임기에 2021년부터 2030년까지의 발전계획을 수립해 새로운 도약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대학 발전기금 조성도 조만간 발전기금 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방법으로 모금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다.

▶'소통·봉사·지원하는 총장' 공약 이행은.

총장은 학생과 교수, 직원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섬겨야 된다. 그 섬기의 구체적 행동 방향은 구성원과 항상 소통하고, 또 학생, 교수들이 배우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봉사하는 총장은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협력체계 구축도 의미한다. 구성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매년 생일을 맞은 직원들을 총장실로 초대해 축하와 함께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1년 동안 모든 구성원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생일 선물은 직접 준비한 롤케익과 학교에서 제공하는 문화 상품권이다.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총장실을 24시간 열어 놓고 있다. 올해는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더 확대할 것이다.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자랑거리는.

-전국 교대 중 유일하게 ACE+사업에 선정돼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평가 받은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이 사업을 통해 지난 2년 동안 10억원의 예산을 지원 받아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미래교사 양성에 맞는 다양한 체험학습 활동을 실시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경험을 확대하는 교육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올해도 내실있는 사업 추진으로 초등교육 발전과 교육혁신 발신지로서 도약을 다질 것이다. 교육부의 2018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임용고사 합격률도 전국 상위그룹이다. 청주교대 학생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합격률을 높이는데 한몫 했다는 평가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ACE+사업을 통해 학생들의 능력과 성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적 능력은 매우 우수하지만 대인관계 역량이 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공부에 치중하다보니 경험 부족으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로 풀이된다. 교사가 되면 학생 또는 학부모들과의 관계에서 예기치못한 문제점들이 촉발되고, 그 문제 해결의 중요한 요소는 대인관계 능력이다. 재학기간 충분히 교육돼 학교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교육대학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 할 것이다. 직원들의 열악한 복지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예산은 부족한데 임금 등 필수예산에 주안점을 두다보니 직원의 복지가 뒤로 밀린다. 올해는 교수 연구지원과 직원 복지에 중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하라고 주문했다.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교사상은

-청주교대에서 오랫동안 고민을 해서 만든 인재상이 있다. 미래의 교사는 인성을 갖춘 교육실천가가 돼야 한다. 바른 인성을 가지고 행동으로 옮겨야 된다. 그 다음은 창의적인 교육전문가다. 진정한 전문가는 특정분야의 지식보다 급격히 변화되는 환경 속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배울지에 대한 학습 능력을 갖춰야 된다. 그 학습능력에 제일 중요한 것이 상상력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창의성이 나온다. 마지막은 어떤 상황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그 지도자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 된다. 결론적으로 인성을 갖춘 교육실천가, 창의적인 교육전문가, 시야가 넓은 교육지도자를 이상적인 인재상으로 본다.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교육커리큘럼은.

-예비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이 가장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부분이다. 먼저 교수학습의 생태환경을 변화시켜야 한다. 최근 새롭게 도입되고 있는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나 프로젝트 학습을 위해 교수들에게 동영상제작기를 제공하고 새로운 학습기법에 대한 연수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더나아가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을 포트폴리오식으로 축척, 임용고사를 개선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앞으로 임용시험도 변화하는 교육과정에 적합한 교원을 선발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 입시제도에 학생부종합평가를 도입했는데 교원임용시험은 아직도 전통적인 선택형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적인 교원 양성을 위해 교육실습을 확대하고 실습기간도 늘렸다. 실습 과정에서 이룬 프로그램을 학교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도록 시대 흐름에 맞는 예비교사의 교육방향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 정부의 입시정책에 대한 견해와 청주교대의 입시제도는

교육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준비하고 실행해야 한다. 10년 20년, 30년을 내다보고 개혁을 시도해야 하는데 단기적인 임기웅변식으로 바꾸려다보니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입시제도 평가방법을 개선하려면 평가 내용부터 마련하고, 그 시스템에 맞춰 초·중·고의 교육과정을 변화시켜 차근차근 준비해서 시행해야 한다. 지난번 입시제도 공론화 과정에서도 미래교육을 대비하는 차원의 접근이 필요했는데 참가자들의 입장에 따른 주장에 그나마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수능에 중점을 두고 마무리됐다. 단순 암기식, 전달식, 선택형 시험형식의 대입제도는 사고의 확장이나 다양한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을 방해하고 미래세대 인재양성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다. 청주교대는 현재(수시 60%, 정시 40%)의 입시제도를 유지할 것이다. 올해 지역인재선발전형인 '충북인재전형'의 모집인원을 전년 대비 2배 많은 40명으로 증원, 도내 학생들에게 입학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오는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강사법에 대한 대비책은.

-강사들의 처우개선이나 직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생각이고, 법시행에 대비해 촘촘하게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4대보험 보장, 연구공간까지 확보하려면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교대의 경우 일반대학과 달리 과목이 다양하고 전공 내에서도 세분화 되어 있어 과목별로 시간강사를 채용해야 하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학생규모도 적고 강의 시수도 강의마다 달라 강사법이 요구하는 일정 이상의 학점을 보장하기는 쉽지 않다. 강사법의 취지와 대학의 본질적인 목적을 추구한다는 차원에서는 어려움이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 이에 교육대학총장협의회에서 교대의 특수성을 감안해 점차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유예를 요구하려고 한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공동체를 강조했다. 실천·구상하고 있는 사업은.

-그동안 청주교대가 섬처럼 고립돼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래서 공약에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우선 대학 내 프로그램 홍보를 통해 지역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사회적기업과 협력해 지역아동을 위한 방과후교육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과학영재교육원 운영으로 지역인재 발굴·육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올 연말 수영장이 완공되면 주민들에게 개방할 것이고 테니스장 등 체육시설과 문화시설 활용 확대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청주교사교육포럼(CITEF)'은 충북도교육청, 청주시 등과 연계한 교육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교육실천 나눔과 소통의 플랫폼 역할을 강화할 것이다. 보은군에 드론연습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공군사관학교를 비롯한 지역 교육기관, 향토기업, 단체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드론 관련 미래인재 양성 위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초등학생들이 20대 청년으로 성장해 스타트업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지역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대표적인 사업모델로 육성할 계획이다.
 

교원양성대학을 선도하고 있는 윤건영 청주교육대학교 총장이 많은 책이 쌓인 집무실 책상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 김용수
교원양성대학을 선도하고 있는 윤건영 청주교육대학교 총장이 많은 책이 쌓인 집무실 책상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 김용수

▶충북교육 등 공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은

-급격한 시대변화 속에서 교육이 중요한 시점이다. 교육은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미래세대를 위해 구성원들과 논의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변화의 방향을 정하고 추진과정에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변화과정에서는 속도가 조금 느려도 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교육의 근본은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 교육의 근본까지 흔드는 교육개혁은 학교현장을 혼란에 빠뜨린다. 추진과정에 특별한 이익과 가치가 개입돼 정당성, 공정성이 흐트러지면 갈등을 야기한다. 정치 논리나 선거공학적 관점으로 변화를 시도하면 교육의 본질을 무너 뜨리게 된다. 우리 사회는 수직과 수평적 사회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학교의 변화 과정에서 교육적 영역과 생활 영역, 즉 공사(公私) 영역의 명확 구분없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구성원들간 충돌이 일고 있다. 충북교육도 학생인권과학생지도, 학생인권과 교권, 또 교육의 목표를 달성할 때 행복을 이야기하는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이냐 등의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추진과정에서 정당성 확보가 미흡한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학교도 혼란을 겪고 있다. 어떻게 질서를 유지하고 재구조화 할 것인가의 과제를 남겼다. 정치나 경제는 현재의 먹거리,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지만 교육은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이고 후대에게 줄 선물이다. 그런 관점에서 논의가 이루져야 한다.

▶'교육도시 청주'의 명성을 회복해야한다는 의견도 많다. 이에 대한 견해와 대안은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용두사지철당간 등의 역사기록을 통해 청주가 교육도시로서의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청주를 교육도시로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적 가치를 지닌 지역 문화재를 스토리텔링 등의 다양한 벙법으로 가치를 재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지식기반·지식정보중심의 4차산업혁명시대는 교육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 학생들은 일상의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한다. 청주의 도시재생, 현대미술관 청주관 등 지역의 사회·경제·문화적 여건을 활용한 학습공원화를 만들고 교육생태계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지역인재의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청주를 교육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장기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교육은 단기간의 성과가 아니다. 지역 구성원들이 눈앞의 성과, 이해관계, 주장을 다 내려놓고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토대 구축에 마음을 모아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급격히 발달하는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대응과 다양한 사업 추진에 따른 직원들의 업무량이 늘고 있다. 총장으로서 안쓰러운 마음도 있지만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해서 학교구성원이나 지역사회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거기서 느끼는 보람으로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격려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복지혜택을 주려고 노력하지만 열악한 재정으로 맘껏 지원을 못하고 있다. 힘든 업무속에서도 화합하는 직원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 직원복지와 배려에 최대한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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