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음성 삼성중학교 김미희

유행은 대중사회속의 개인이 자존감과 정체성을 구성하고 표현하는 수단이다. 유행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다양하며 가장 자주 눈에 띄는 것은 의상과 스타일의 유행이다. 디자인, 스포츠, 브랜드 등 다양한 문화상품이 유행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요즘 일과 삶의 균형에 초점을 맞춘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진 것도 유행의 한 부분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교육 현장에도 교육과정 운영과 수업의 형태가 한 시대의 유행처럼 번지는 경향이 있다.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 중시하는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지역사회의 중요성이 인지되면서 마을을 품은 지역공동체 탐구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음성의 시골학교인 삼성중학교에서도 지역의 특성과 문화를 살린 교육과정이 활발하게 운영되었다. '어서와, 삼성은 처음이지?'라는 프로젝트 주제로 마을과 학교를 잇는 교육과정을 전개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창의적 수업방법을 고심하던 선생님들의 고민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마을탐구수업의 과정을 이야기해보자면, 새 학기 준비를 위한 워크숍에서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로인해 학교행사와 수업을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고, 연 초에 계획했던 학교철학을 바탕으로 월별 통합주제를 선정하였다. 3월의 '관계 맺기' 주제를 시작으로 4월은 '생명존중', 5월 '공동체', 6월에는 '화합' 9월 '환경', 10월 '지구촌', 11월 '자율' 등 선정된 통합주제를 중심으로 협력수업이 가능한 교과가 모여 교육과정 재구성이 이루어졌다. 특히 2학기의 통합주제인 '환경'과 '지구촌'의 통합주제는 마을탐구 수업을 실시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선생님들은 퇴근시간을 넘기도록 늦은 협의회를 자주 갖게 되었으며 전문적학습공동체 연수와 몇 개의 연구회 모임이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본교는 저 경력이 대부분이지만 선생님의 욕구와 의지는 많은 수업들이 협력수업과 코티칭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마을탐구를 위한 수업설계와 운영은 2학기 내내 진행되었다. 대부분의 수업이 마을을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수업은 체험활동이나 과정중심평가와 연계되어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내용들이 매우 풍부해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몇 개의 교과들은 1차시부터 5차시까지 같은 날 수업이 연결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조정하여 실시되기도 하였다. 사회교과와 기술교과에서 실시한 '마을 행복공간 만들기'와 '로컬푸드'프로젝트는 교실중심의 수업형태에서 벗어나 마을을 직접 체험하고 탐구하고 관찰하는 체험프로그램의 형식으로 진행되어 지역에 대한 이해와 애착을 더욱 강화하는 기회가 되었다.

마을탐구활동은 단순히 수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행사, 체험활동, 지역사회 축제와도 연계되어 교육과정 전 과정에 걸쳐 실시되었다.

마을공동체 수업의 결과가 성공적이었는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그 과정을 통해 교사, 학생 그리고 지역공동체 모두는 마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역사회 발전 가능성을 살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음을 확신한다.

김미희 음성 삼성중학교 수석교사

유행은 지속 시간에 한계가 있지만 마을탐구활동은 일시적으로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활동으로 정착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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