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경제부장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청주시는 지난 1월 2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시 산하 공직자 1천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기해년' 시무식을 열고 동심만리(同心萬里·같은 마음으로 미래를 향해 나간다)의 첫 여정을 시작했다. 한범덕 시장과 4급 이상 간부공무원들은 시무식에 앞서 사직동 충혼탑을 참배했다.

한 시장은 시무식에서 "올해에는 '시민의 안전, 복지와 문화 혜택 속의 행복, 희망을 주는 든든한 미래'라는 비전을 구체화해 모든 시민들의 행복한 일상을 지켜주고, 청주시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성장의 씨앗을 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시민중심 조직으로 거듭나고 시민이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시장이 취임 후 승진·전보인사를 적재적소에 잇따라 단행했지만, 일부 소외자들 사이에서 뒷이야기만 무성하게 나돈다.

승진한 사람들에게 축하해 주는 일은 즐겁지만, 쓸쓸히 물러나는 사람들에게 위로해 주는 일은 쉽지가 않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세요"를 즐겁게 수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승진하지 못한 이유를 납득하지 못한 채 눈물을 삼키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런 사람에게는 적절한 위로의 말을 건네기 쉽지 않다.

기업의 조직과 마찬가지로 청주시의 조직도 피라미드형이어서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에 물러날(공로연수) 수 밖에 없다. 조직의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인원은 승진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공직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인사'는 인사권자인 청주시장의 역할 중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다. 시장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결정하지만, 과연 당사자들이 수긍하고 구성원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최선의 인사였는지 늘 아쉽고 두려운 마음을 갖게 된다. 지난 연말부터 최근 단행된 시 인사에서 안타깝게도 일부 공무원들은 공정한 인사가 이뤄지고 있지 않았다고 뒷말을 토해내고 있다. 공무원들은 누가 수장이든 충성을 다하게 마련인데 누구는 내 사람인지 '편 가르기' 인사는 조직내부 결속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인사는 '적재적소'의 배치 원칙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 성과에 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를 인사의 바탕으로 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과에는 운이 따르기도 하고 강력한 경쟁자가 있고 없음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운칠기삼' '관운'이란 말을 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중시하는 인사의 원칙은 다르다.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인사가 있는 반면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인사도 있다. 도덕성과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가장 중시하는 인사도 있다. 사람에게 복종하고 충성하는 사람은 상사의 잘못을 바로 잡아 줄 수도 없고, 상사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힘을 실어주기도 해서 결과적으로 조직을 망하게 할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공공연히 파당(派黨)을 만들고, 주류를 자처하기도 한다. 누구보다도 애사심이 강한 것처럼 행세하기도 한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경제부장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경제부장

'인사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을 쓰는 것이 오죽 어려우면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는 말이 생겼을까. 세상은 여러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고 있지만 각자의 타고난 자질과 역량에 따라 살기 마련이다. '인사가 만사다'는 말은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사는 인맥, 학연, 혈연 등 사적인 인정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청주시는 도덕성과 조직에 대한 충성심, 업무완성도, 민원처리 등을 인사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이를 지속적으로 실행하면 사내의 파벌이 사라지게 되고, 정실에 치우치지 않는 인사를 하게 될 것이다. 시는 인사로 돌출된 문제점을 잘 분석해 대다수 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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