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최근 일본 방위성이 큰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일 간 레이더 사건 성명에서 "진실 규명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협의 중단'을 선언했다. 우리 군이 레이더를 쐈다는 새 증거라며 두 가지 레이더 탐지음이 담긴 음성파일까지도 공개했다. 그동안 일방적 주장을 펼쳐온 일본이 휴전도 일방적으로 선언한 웃지 못할 상황이다. 마지막 공방이었지만, 양국 모두 '한미일 방위협력 강화'를 다짐하며 파국은 피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고 한다. 이로써 한 달여 이어져 온 '레이더 갈등'은 물밑으로 가라앉았지만 우리 국민들이 보는 일본에 대한 시선을 더욱 비단 독도 문제를 차지하고라도 더 싸늘해 졌다.

일본 측이 레이더 갈등을 일으키고 공방전을 주도한 의도를 둘러싼 분석은 여전히 분분하지만 그 이면에는 노동시장 개방 문제로 지지율이 급락한 아베 정권이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라거나, 일본이 한국도 가상적국으로 삼아 전쟁 가능한 나라로 개헌을 유도하려고 이번 갈등을 유발했다는 설이 시선을 끌고 있다. 옛부터 아첨꾼들은 '강한자에 약하고 약한자에 강했다' 이런 사태를 빌미로 일본이 최근 미군 지휘부를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 해군이 타깃이었다고 한다.

이런 일본은 과거부터 주면국들과의 외교에서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몇년간 확대되고 있는 일본 정치인들의 무지하고 반성 없는 역사의식에 기반을 둔 망언은 과거 제국주의적인 행태와 함께 국제적으로 일본의 고립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오며 외교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과거 일본의 역사적인 과오에 대한 치열한 반성보다는 일본 내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역사를 부정하고 회피하는 모습은 같은 세계대전 전범국이었던 독일과도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연이은 망발은 결국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결과를 가져올 뿐아니라 과거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 없이 양국의 미래관계를 논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도 안된다. 독일은 정부차원에서 피해국에서 직접 사죄행사를 개최하는 등 일본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계속 보이고 있다. 21세기의 글로벌 무한경쟁과 국가 간의 무한협력시대에 역행하는 일본 일부 정치지도자들의 몰역사적인 편협한 사고는 엄정한 국제정세 속에서 결국 일본의 고립이라는 자가당착(自家撞着)의 우(遇)를 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그런 이유가 있듯이 우리가 강한 자에게는 강하고 싶고 약한 자에게는 약해지고 싶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감정은 일순간에 생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오랫 동안 살아오면서 내면에 그럴 필요를 느끼게 되어 그것이 쌓여 각자의 인격이나 한 국가의 국격을 이뤄나가는 것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br>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경제대국을 넘어 경제동물로까지 불리우며 2차 세계대전의 패전의 멍에를 지우며 과거의 화려한 부활을 이뤄낸 일본, 하지만 세계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다양한 '레토릭'(Rhetoric)으로는 결코 국제사회의 동반자로서의 자격을 가질수 없다는 사실을 과거 역사로부터 반드시 배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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