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중 칼럼] 대전본부장겸 국장

새해를 맞으며 새로운 바람이 있다. 그것은 멀미나는 세상과 거리를 두자는 다짐이다.

우리 사회의 긍정적 변화가 없다는 체념이 이런 다짐을 하게 한 듯하다.

나이가 드는지 눈은 침침하고 귀는 얇아지고 입도 가벼워진다. 지력이 딸리니 세상을 관찰하는 일도 버겁다.

애써 외면해도 괴상한 일과 기이한 짓거리에 분기가 탱천한다. 직업병이니 부글거리다 추스릴 수밖에 없다.

기자라면 세상과 때로는 자신과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문기(文氣) 없는 옹색한 글쓰기로 자괴감만 든다.

공인이라면 지사 면모 갖춰야

일개 기자는 그렇다 해도 지도자급 공인이라면 지사(志士)적 면모를 덕목으로 갖추어야 옳다.

연일 벌어지는 사건을 보노라면 참 찌질하다는 느낌이다. 어느 공영방송 '개콘'보다 우습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폭소가 아닌 실소와 조소라서 씁쓸하다.

무엇보다 적폐청산을 외치는 여당의 '내로남불'식 행태가 가관이다. 사법농단 수사가 한창인데도 어느 국회의원은 바바리맨을 봐달라며 사법을 농단했다.

잔망스런 한 의원도 자신의 선거구도 아닌 생면부지 목포로 달려가 벌인 투기는 가상하다.

뿐인가. 2019년을 살면서 1980년대식 발상과 역주행을 보면 놀랍다. 구중심처여서 그랬을까. 한 수석은 자신의 이름인 '조국을 위하여'를 건배사로 외쳤다 한다.

수사(修辭)의 건배사라해도 듣기에 불경스럽기 짝이 없다. 새파란 행정관이 육참 총장을 국방부 옆 카페로 불러 낸 일도 볼썽사납다.

역주행 일삼는 구중심처

그런가 하면 경호실 직원은 술에 취해 시민을 폭행했다. 또 비서관은 대통령의 음주운전 엄단에도 개의치 않았다.

마침내 김태우 수사관의 민간사찰 폭로는 압권이다. 이 정도면 조국 청와대 수석과 우병우 전 청와대 수석을 빗댄 '우유조유(禹有曺有-우병우 수석이 유죄면 조국도 유죄), 조무우무(曺無禹無-조국이 무죄면 우병우 수석도 무죄)'란 말이 나돌만하다.

일련의 사건은 완장의 중독으로 달리 해석이 안 된다. 누구나 권력, 도박, 알코올에 빠지면 자신들은 자각증세가 없다. 오만과 독선에 빠지면 중추신경이 마비되는 이치와 같다.

언론이라고 멀쩡하지 않다. 명망 높은 어느 방송사 대표는 뺑소니 사고에 후배 폭행, 노모인지, 미모인지 동승자 논란도 망측하다.

어느 조직에서나 이하부정관

해를 넘겨 체육계에 부는 미투 또한 끝이 없다. 이런 '그루밍'은 그동안 출입처나 몸 담았던 직장에서도 숱하게 목도했다.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어느 조직이나 장(長)이라면 사실 여부를 떠나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으로 신망을 잃어서는 안 될 일이다.

권력과 명예도 부족해 돈과 여색에 탐닉해 추락한 군상들이 어디 한둘이던가.

성공은 그릇에 차고 넘치는 것이고 실패는 그릇을 쏟아붓는 것이라 했다. 허욕을 쫓는 그들의 낯빛과 눈빛을 보면 비릿하기 그지없다.

민주당의 '더불어'는 민망하다. 그들만이 아닌 국민과 공감이어야 한다. 소통은 남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변하는 것이다

오만방자하니 당 지지율이 38%대로 추락하는 것이다. 시대와 국민들에게 더 이상 빚을 지우지 말라. 촛불민심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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