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이용한 첨단의료기기, 글로벌 시장 노린다
'혈관 영상화' 도입한 복강경 조직 절제기, 3년 내 상용화 목표

'빛'을 이용한 첨단 의료기기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있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오송재단) 1호 창업기업이자 합작법인인 ㈜인텍메디(Intek-Medi) 원영재 대표는 지난 2013년 광학기반의 의료기기 개발을 목표로 오송재단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에 연구원으로 참여했다. 맞춤형 체외진단 장비와 복강경 조직 절제기를 개발해 낸 원 대표를 만나 그 숨은 노력을 들어봤다. / 편집자

오송재단 1호 연구원 창업기업인 인텍메디 원영재 대표(가운데)와 김기섭 부장, 채유경 연구원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이규영
오송재단 1호 연구원 창업기업인 인텍메디 원영재 대표(가운데)와 김기섭 부장, 채유경 연구원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이규영

◆광학기반 연구로 탄생한 기술 

"광학 기반 장비는 '빛'을 이용한다는 것이 큰 강점입니다. 광학 측정 모듈로 최적화·특화된 맞춤형 체외진단 장비를 사용한다면 환자의 혈액, 침 등에 있는 질병의 정보를 기존의 장비들보다 정확하게 읽을 수 있죠. 또 복강경 조직 절제기의 경우 절제해야 하는 환부를 잡았을 때 빛을 투영해 혈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출혈이나 기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체외진단 장비란 혈액, 분뇨, 체액, 침 등 인체에서 유래한 물질을 이용해 몸 밖에서 신속하게 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말한다. 기존 내시경 검사나 조직검사 등으로 직접 확인해야 했던 질병을 보다 신속하고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다.

원 대표는 최적화 된 광학 측정 모듈 개발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경쟁사 대비 고품질 장비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첨단 체외진단 카트리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나 기존 체외진단기기 회사에 맞춤형 체외진단 장비를 보급하고자 한다.

또 원 대표의 체외진단 장비는 '능동형 미세 유체 조절기술'이 도입되기도 했다.
그는 "사람의 유체는 개개인마다 흐르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카트리지 내에서 유체가 흐를 때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놓치는 정보도 생긴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체정보가 담기는 카트리지를 장비에 삽입한 후 유체의 흐름을 능동적으로 제어해 유체와 시료의 반응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술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원 대표는 이 기술을 도입한 장비를 활용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자 했다.
이 장비는 오는 4월 인텍바이오와의 납품계약을 시작으로 국내 7천억 규모의 체외진단기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인텍바이오에서는 전립선암, 골다공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비타민 D 수치 등의 측정도구로 맞춤형 체외진단기기를 사용할 계획이다. 

원 대표는 "내과, 비뇨기과, 흉부외과 등 다양한 종목의 로컬 병원으로 체외진단 장비가 투입될 계획"이라며 "각 병원이 진단하는 항목마다 특화된 맞춤형 체외진단 장비를 보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가 현재 목표로 삼고 있는 잠재고객은 대학 연구진, 교수, 연구원 등이다. 이들에게 그가 가진 고품질의 제품을 지원하고, 또 국내 제작으로 가격경쟁력이 있는 장비를 보급할 계획이다. 또 기기 장비 구입 후 안정적인 유지보수를 위해서도 노력할 생각이다.

그는 이어 연구 테마 중 하나인 복강경 조직 절제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원 대표는 "복강경 조직 절제기는 1회용 장비로 한 번 수술에 사용되고 나면 버리는 소모품이다. 그런데 장비의 가격이 보통 60만원 정도"라며 "이 기술에 대한 개발보급은 글로벌 기업 몇몇 곳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기술 개발로 보다 성능이 좋고 저렴한 제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원 대표는 복강경 조직 절제기에도 광학기술을 도입했다. 조직 절제기로 잘라야하는 부위를 잡았을 때 광학기술을 통해 혈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혈관 영상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현재 인텍메디의 복강경 조직 절제기는 동물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으며 앞으로 임상시험, 임상 유효성 시험 등을 통해 3년 내 상용화를 위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래 자동화 로봇 수술이 시행되기 전 성공적으로 시장에 기술을 안착시킬 예정이다.
 ◆의료기기 산업 육성

"오송재단의 최대 장점은 첨단 광학 의료기기를 개발하는데에 필요한 연구 인프라가 최적화 됐다는 점 입니다."

오송재단에서 연구했던 5년의 기간동안 그는 현 인텍메디의 모회사인 인텍플러스와 협업해 연구를 진행했다. 인텍플러스는 반도체 등의 자동화 검사장비를 전문적으로 납품하던 회사로 산업체 장비 외에도 의료기기 분야로 개발 분야를 넓히고 있던 차였다.

원 대표는 "재단의 인력과 장비, 인프라의 도움을 받아 연구를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며 "특히 내가 속해있던 바이오기기팀은 광학 의료기기 연구를 위한 우수한 인재와 장비, 시설로 유명하다. 지금의 박구선 재단 이사장도 의료기기의 상업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고 나아가 이후 연구원 창업에 대해서도 활성화를 돕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 협업연구로 원 대표와 팀내 연구진은 '3D 형상과 굴절률 동시측정 가능 광학측정 장치 및 기술'과 '형광수명 정보를 활용한 체외진단 장치 및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을 인텍플러스에 이전하고 투자를 받아 김기섭 부장, 채유경 연구원과 함께 회사를 창업, 지금의 인텍메디가 설립되게 된 것이다.

원 대표는 "재단 1호 창업기업이라는 타이틀은 잘 해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기업이 잘돼야 앞으로 2호, 3호 기업들이 탄생하고 이들을 이끌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연구를 마치고 창업을 결심했을 때의 설레임을 잊지 않고 있다. 연구원이었던 그에게 제품의 상용화는 가능성이었을 뿐, 실제로 적용되는 것은 낯선 일이었다. 체외진단 장비는 오는 4월 로컬병원으로 투입되는데 이 결과를 두고 그는 또 다시 지난 창업 시작 당시의 때로 돌아가 설레임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원 대표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약을 꿈 꾼다.

"의료기기 산업의 선두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글로벌 역량을 가진 기업이 되고 싶어요. 1호 연구원 창업기업으로서 충북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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