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금지령·불시 가방검색
단호한 리더십… 변화 감지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신임 부의장,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 위해 노영민 비서실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신임 부의장,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 위해 노영민 비서실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부매일 임정기 기자] 노영민 비서실장이 들어선 이후 청와대 비서실의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사표가 하루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된 점은 이를 잘 방증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50·60세대 무시 발언 논란'을 야기한 김 경제보좌관의 사표를 전격 수리 했다. 이 같은 빠른 조치의 이면에는 노 실장의 강력한 건의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김 보좌관은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서 "은퇴하시고 산에만 가시는데 이런 데(아세안) 많이 가셔야 한다", "한국에서 SNS에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셔야 한다"고 말해 50·60대를 무시한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그는 또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라. 여기(아세안) 보면 '해피조선'"이라고 말해 20·30대 청년의 반발도 야기했다.

전광석화 같은 김 보좌관에 대한 문책성 인사 배경에는 노 실장의 단호한 리더십이 깔려있다.

노 실장은 과거 국회의원 시절 당이 총선과 대선에 패했을 때 냉철하고 정확한 분석과 판단으로 대안과 수습책을 마련,지도부에 건의해 종종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를 잘 아는 측근들은 "노 실장은 장고를 통해 결론에 도달하면 바로 실행한다"고 말했다. 노 실장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실장은 취임직후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에게 '절제와 규율'을 주문한 바 있다. 이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 시절인 지난 연말, 비서실 직원의 음주운전 등 일탈이 잇따르자 헤이해진 근무기강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은 요즘 낮술금지령과 퇴근시 불시가방검색 등 엄격한 규율을 강조하는 노 실장의 기강잡기를 체감하는 분위기이다.

노 실장은 또 최근 업무시스템 정비에도 나섰다.

그는 비서진에게 문 대통령에 대한 보고를 줄일 것을 주문했다. 그런가 하면 대언론 소통창구 역시 '대변인단'으로 통일했다.

문 대통령에게 재충전의 저녁시간을 되돌려 주고, 메시지로 인한 대언론 혼선을 막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청와대가 친문 핵심인 '노영민 비서실 체제'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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