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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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부매일
  • 승인 2019.02.0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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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뜨락]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개인이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 성과를 얻거나 신기록을 세울 수 있는 영역이 있다. 반대로 대규모 사업이나 가짓수가 많은 일을 진행할 때는 협동의 지혜가 필요하다. 혼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예를 들면, 축구는 협동이 필요한 대표적인 운동으로 꼽을 수 있다. 상대편을 공격하거나 수비를 할 때, 자신이 더 뛰거나 팀원이 더 뛰고 활발히 움직여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또 개인의 돌파력과 기량도 중요하지만 공을 같은 팀 선수에게 잘 패스해야하는 협업의 상황도 많다.

얼마 전 축구를 소재로 한 영상을 보았다. 첫 화면은 운동장에서 축구팀의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선수의 발동작에 감독은 집중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그 선수에게 "패스해, 패스해"를 말한다. 그러나 번번이 그 선수는 팀원에게 패스를 하지 않는다. 감독은 연습을 중단하고 그 선수를 불러 세운다.

그 후 감독은 선수와 운동장 중앙에 서서 자신이 뛰라고 하면 최대한 골대를 향해 선수가 달려가게 한다. 그러나 감독이 던진 공은 선수가 골대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골대로 굴러 들어간다. 이러한 과정을 몇 번 반복한다. 그리고 감독은 "자네는 뭐를 느끼나?"하고 선수에게 묻는다. 선수는 갸우뚱하며 "중앙선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다."라고 답한다.

그 때 감독이 말한다. "공은 자네보다 빨라. 그래서 패스를 하는 거야 알겠나? 우린 한 팀이야 한 사람을 위한 팀이 아니란 말이야. 유니폼 앞에 쓰인 이름이 뒤에 쓰인 이름보다 중요 하네 알겠나?"

이 영상과 같은 상황은 우리 현실에도 비일비재하다. 속도전으로 살아가는 현재의 가정, 학교, 직장, 사회 안에서 우리 각자는 역할이 다르다. 그래서 어떤 일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협동이 쉽지만은 않은 문제라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쩌면 해결 가능하지 않은 일 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에 주목할 필요는 있다.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작가 질리언 테트는 비즈니스 용어로 쓰이는 사일로 이펙트(Silo Effect)에 주목했다. 사일로는 곡식을 저장해두는 큰 탑 모양의 창고를 말한다. 기업에서 조직의 각 부서들이 사일로처럼 서로 다른 부서와 담을 쌓고 자기 부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책에서 소니를 몰락시킨 사일로의 저주, UBS 최고의 전문가들이 눈 뜨고 당한 서브프라임 사태, 페이스북의 사일로 소탕 작전 등 다양한 기업의 사례를 들고 있다. 핵심은 개인, 팀, 조직 사이의 경계에서 우리가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가 중요할 것 같다.

누군가와 연계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단어의 뜻을 곰곰이 생각해보자. 협동은 서로 마음과 힘을 하나로 합함, 협력은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 협조는 힘을 보태어 도움, 협의는 둘 이상의 사람이 서로 협력하여 의논함, 협업은 많은 노동자들이 협력하여 계획적으로 노동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사일로를 경계하고 각자의 입장이 다르다는걸 헤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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