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설날 당일, 꽉 막힌 도로서 '모세의 기적' 감사해"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20대 산모가 설날 당일 119구급차 안에서 둘째 딸을 무사히 출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음성군 대소면 자신의 집에서 설 명절을 보내던 A(28·여)씨는 분만통이 시작되자 지난 5일 오후 청주에 있는 산부인과로 길을 나섰다. 하지만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도로위에 발이 묶이는 처지가 됐다.

출산이 임박해 오면서 마음이 급해진 A씨는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신고를 접수한 진천소방서 119구급대원들은 지체없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 과정에서 성묫길에 나선 운전자들은 구급차의 통행을 돕기 위해 갓길로 차를 비켜주며 이른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러한 도움으로 구급차는 10여㎞가 넘게 꽉 막힌 진천~오창 구간 도로를 20여분 만에 통과하게 된다.

시민들의 도움으로 진천군 문백면 도하리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은 A씨를 구급차로 옮겨 청주의 한 산부인과로 향했다. 하지만 청주시내로 진입한 후 산모의 분만통 주기가 짧아지고 양수가 터지는 등 출산이 임박해지면서 구급차 출산을 진행하게 된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이경원(28) 소방사는 분만세트(아이체온 유지, 탯줄가위 등이 구비된 키트)를 준비해 선임인 오창혜(40) 소방위를 도왔고, 이들의 침착한 대응으로 A씨는 둘째 딸을 무사히 출산했다.

이 대원은 "아이 머리가 보이기 시작해 출산을 유도했다"며 "병원도착까지 5분여 밖에 남지 않았지만 위급했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며 "출동 당시와 병원 이송 때 길을 터준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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