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광규 충북도교육정보원장

최근 교육 현장에 메이커 교육 바람이 서서히 그렇지만 강하게 불고 있다. 교육적 개념으로 메이커란 용어는 미국에서 처음 2005년부터 사용되었다고 하니 최근의 용어이며 말 그대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사람을 교육한다는 것을 뜻한다.

메이커 교육이 등장하기 전 이와 비슷한 개념의 용어에는 노작 교육, 수공교육 등이 있다. 근대 교육의 아버지 페스탈로찌는 교육을 서적에 의한 단순한 지식 전달의 학습이 아닌 교육과 노동 작업을 통하여 스스로 익히고 깨치게 하는 노작 교육을 강조하여 그리기, 짓기, 체육활동, 음악활동, 만들기, 현장 학습 등 학생들의 참여에 의한 학습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진보주의 교육 철학자 듀이는 행함으로 배운다고 하여 학생들에게 자연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 자유를 주어야 하고 활동적이어야 하며, 아동의 흥미와 관련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교육은 생활 그 자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교육과정은 아동의 경험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하고 교사는 조력자로서 교실에서 경쟁보다는 협동을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듀이가 강조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직접적인 활동과 그에 따른 시행 착오의 경험에 의하여 이를 재구성하므로써 배운다고 하였다.

메이커 교육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개념은 학생들의 직접적인 경험에 의한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3D 프린터에 의해 만들어질 수도 있고, 춤으로 표현될 수도 있고, 음악으로 연주될 수도 있고, S/W로 만들어질 수도 있는 등 만든다는 개념이 공작(工作)의 개념을 넘어서면 그 영역은 무한정하다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다. 바로 그 실패를 되돌아보는 반성적 사고 과정을 통하여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이다.

메이커 교육에서 실패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창의성 발휘의 좋은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선생님이나 주위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거나 줌으로 인하여 참여와 협동, 나눔 등 민주주의를 덤으로 경험하는 소중한 배움이 있게 되는 것이다.

정광규 충북교육정보원장.<br>
정광규 충북교육정보원장.

과거에도 수많은 교육 이론이나 방법론 등 새롭게 주장되어 현재 있는 모든 교육 문제의 해결책인 것으로 착각하여 그 이론적 배경도 모르고 따라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시들해 지는 경향이 없지는 않았다. 수 년 전 교육 현장에 불었던 열린 교육이 학생 중심의 교육으로 학생들의 개별적 차이를 존중하여 각자의 내재적 동기나 흥미에 의해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핵심이나 이와는 별 관계가 없는 교육의 공간을 허문다든지 심지어는 학교 울타리까지 걷어치우는 일까지 벌어졌었다.

메이커 교육을 위하여 별도의 공간이나 시설, 교구 등이 마련되어 있으면 좋겠지만 이것이 없다고 하여 메이커 교육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메이커 교육의 핵심을 모르는 것이다. 어느 곳에서나 주어진 위치에서 학생들이 무엇인가 만들기 위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자신이 해결해 나가거나 교사, 부모,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완성해 유레카, 나눔, 공유 및 소통의 기쁨을 맛보았다면 그것은 훌륭한 메이커 교육이며 메이커 교육의 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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