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화두
SKY캐슬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화두
  • 중부매일
  • 승인 2019.02.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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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

SKY캐슬이란 드라마가 시청률 고공행진속에 마무리됐다. 자녀를 서울의대 보내기 위한 충격적 내용임에도 인기를 끌었는 이유는 우리의 민낯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피라미드는 신분 사회의 모습으로 역시 충격적이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SKY캐슬을 보면서 경악을 하는 것이 아닌 공감을 하는 우리를 발견할 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래의 희망을 만들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고, 정부는 고졸의 취업 기회를 일부 보장하는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의 구체적 실행인 듯하나 공자의 말처럼 마루에 올라왔으나 방안에 들어 가진 못한 수준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는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를 기초로 하나 한국 사회는 80년대의 역동성이 사라졌다. 혹여 개천에서 용이 났다 하여도 상층부의 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그들 간의 밀어주고 당겨주는 협력 구도가 없이는 힘들다. 그래서 시중에는 '개천에서 용이 나와도 승천하지 못하고 개천으로 떨어진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의 한국 사회를 뜻하는 신조어는 갑질, 흙수저, 386세대, N포세대, 헬조선, 하우스푸어 등이다. 개천에서 용 나는 분위기보다 개천에서 뒹글거나, 개천으로 떨어져서 끝을 맺는 자조 섞인 말이 더 많다. 사회는 역동성보다는 정체성을 가진 모습이다. 최근에는 중산층 붕괴로 하층부가 넓어져 SKY캐슬의 피라미드의 모습에 가깝다. 교육 질의 차별, 취업의 어려움, 모든 것에 있어 인(IN)서울을 외치는 현실, 지방의 붕괴, 젊은 이들이 꿈꾸지 못할 아파트 가격 등은 포기를 숙명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고 피라미드에 가까운 현실은 젊은이들을 점점 옥죄고 있다.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br>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

후한서의 이응전에 '황하(黃河) 상류의 하진(河津)을 일명 용문이라 하는데, 흐름이 매우 빠른 폭포가 있어 고기들이 오를 수가 없다. 강과 바다의 큰 고기들이 용문 아래로 수없이 모여드나 오르지 못한다. 만일 오르면 용이 된다.(一名龍門, 水險不通, 魚鼈之屬莫能上. 江海大魚, 薄集龍門下數千, 不得上. 上則爲龍.)' 소위 말하는 등용문이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과 달리 황하라는 큰 강을 전제로 하고 있다.

큰 물에서 용이 나온다. 개천에서 용 났다면 우연에 가깝고 등용문은 진실에 가깝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를 신년화두로 던졌지만 하층부를 상징하는 개천이 줄어들도록 해야 하고, 중산층을 상징하는 큰 물이 흐르는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자영업자와 중산층의 붕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풀어야 할 숙제임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은 용의 등장을 화두로 던져서는 안 됐다. SKY캐슬의 주인공들도 용을 만들려다 불행을 안게 된 것이다. 개천을 큰 물로 만드는 치수(治水)에 힘쓰고, 상위층을 상징하는 용보다는 큰 고기들이 자유롭게 용문을 넘거나, 넘지 못해도 큰 물에서 노닐 수 있는 중산층 위주의 정책을 화두로 던졌어야 한다. 그 점이 아쉽다. 기해년에는 용꿈보다는 큰 강에서 고기들이 노니는 꿈을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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