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 같은 장애·필연 같은 벌로 장애인 위해 살았죠"
오는 2월 22일 출판기념회 개최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신이 내게 숙명 같은 장애를 주더니 필연 같은 벌로 장애인을 위해서 살라고 하셨습니다." 지난 8일 청주시 상당구 용정동 한 콘테이너 사무실에서 만난 신용식 전 한국신체장애복지회 회장(67·장애인정책연구소장)은 청주 출신으로 젊은 시절 전국구 주먹(?)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는 오는 22일 청주S컨벤션센터에서 <신은 내게 사랑과 봉사라는 벌을 주었다·도서출판 북산>의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을 만나 출판 배경과 파란만장한 '인생스토리'를 들어봤다. / 편집자

신용식 회장 자서전.
신용식 회장 자서전.

- 국민을 위한 정책과 변호는 분명 빛이 되기 위한 명분으로 만들어지지만 때로는 그 빛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저자 신용식 전 회장은 '사랑과 봉사'를 신의 벌이라고 흔쾌히 말하고 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자니 한 생이 주는 감동과 처연함에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신경식 전 국회의원·19대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 인간의 한계는 세상이 시험하지만 그 한계를 초월하고 극복하는 것은 본인 자신이다. 신은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는 것이 보편적인 인간의 한계인데 저자 신용식은 매번 신에게 도전하듯 이를 뛰어넘었다.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던 까닭도 삶의 막장에서조차 지독하게 살아낸 한 사내의 이야기가 숨 막히도록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힘든 세상을 살아내고 있는 이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시지일뿐더러 삶의 가치와 존엄에 대해서도 묻고 있다. (장덕환 행복공장만들기운동본부 회장)

- 파란만장한 인생을 되돌아본 신용식의 글은 꾸밈이 없었다. 20세가 되던 청년시절 오토바이 사고로 한쪽 다리 아래쪽을 잃었으나 기죽지 않고 주먹계의 보스로 살아온 이야기, 정치적으로 이용당한 일 등도 기록했고, 지나온 삶에 대한 후회와 반성이 글 속 곳곳에 담겼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회한을 털어놓은 대목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바 적지 않을 것이다. (전 CBS사장·서울문화사 사장)

신용식 장애인정책연구소장 인터뷰. /신동빈

김두한, 이정재, 이화룡, 신상현(신상사), 김태촌, 조양은, 이강환, 신용식 ……. 한국 주먹계의 역사에서 항상 우선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충북에서는 청주 출신의 고 곽우영회장과 함께 신용식 전 회장이 전국구(?)로 통한다.

"(내가) 살아온 일상에서 돌아갈 준비를 하려니 많은 아쉬움이 뒤 따른다. 삶은 혼자이지만 살아있는 동안 많은 이들과 접하면서 나를 지키는 것이 무엇인가하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레 글로 적어봤습니다."

그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책 출판 배경에 대해 "젊은시절 많은 후회가 든다. 이제 나이가 육십이 넘고 '고희' 앞에 서니 '인생무상'이라는 생각이 들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 전 회장은 "어릴때부터 왈패로 살아오긴 했지만 비겁하게 살지 말자는 나름의 인생철학을 가지고 청소년자활회와 지역사회를 위한 단체를 만들어 활동했지만 성과와 좋은 결과는 얻지 못해 후회한 적이 많았다"며 "그러한 아쉬움 때문에 장애인운동에 뛰어든 것이고, 장애인펜싱실업팀을 만들어 장애인들의 건강한 복지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장애인들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내 국가와 정부가 마땅히 책임져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장애인정책연구소를 만들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이 내린 사랑과 봉사를 수행하기 위해 장애인운동에 뛰어 들어지만 지금은 내 삶의 가장 큰 보람이고 기쁨이 됐다"며 "신이 내게 숙명같은 장애를 주더니 필연 같은 벌로 장애인을 위해서 살라고 하셨다. 이보다 더 행복한 벌은 이 세상엔 없을 것"이라고 웃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저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머리숙여 감사드린다. 부끄러운 이야기를 뭐하러 세상에 내놓는 것이냐고 사랑스러운 잔소리를 해준 아내와 늘 미안하고 사랑하는 내 형제들, 그리고 부족한 아버지를 믿어주고 의지해 주는 자식들에게도 이 책을 통해 사랑과 고마움을 전한다. 특히 혈육이상의 의리로 언제나 지켜봐주고 마음 써준 형님들과 동생들에게도 폭풍같았던 내 바다에서 함께 싸워주고 의지가 되어 줘 고맙다"고 말했다.

신용식 장애인정책연구소장 인터뷰. /신동빈

특히 그는 "내 이야기가 과거 건달과 깡패였다는 사실 때문에 현재 열심히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격려가 되고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살아보니 자신의 영달을 위해 사는 것보다 누군가를 위해서 사랑하고 봉사하는 일도 보람차고 행복한 삶이다. 분노와 악다구니로 세상과 맞서기보다 사랑과 평화라는 무기로 싸우는 것이 세상을 이기는 최선의 방법인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신 전 회장의 <신은 내게 사랑과 봉사라는 벌을 주었다> 자서전은 ▶1부 '잘못된 영웅심으로 세상과 맞서다' ▶2부 '주먹과 협객' ▶3부 '신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4부 '나눔과 봉사의 삶'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해 "장애인복지를 포함한 복지정책은 소비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복지는 사회적 소외계층이 재기할 수 있도록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열어 사회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복지정책의 기본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수요자 복지 중심을 위해 장애인과 노인 등 복지수요자의 생활주기와 개인의 욕구, 지역의 특성과 여건 등을 고려한 맞춤형 복지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정부는 장애인복지 예산확대와 복지전달체계 개선을 비롯해 일자리 창출·제공과 장애인교육의 체계적 뒷받침, 의료복지강화 등 장애인복지 정책 개발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용식은 누구인가?

1952년 청주에서 태어난 신 전 회장은 청주 교동초와 대성중과 청주상고·인천 성광고를 졸업했다. 청주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으며, 국가를 위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사회활동과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988년부터 1990년까지 국회의정활동을 다루는 '의정뉴스'대표도 역임했다. 충북도축구협회 이사와 청주시농구협회장을 맡아 도민들의 건강한 생활체육을 이끌기도 했다. 20세가 되던 해 청주에서 오토바이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어 재활 후 장애인운동을 벌이게 됐다. 지난 1999년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충북지사장과 충북장애인복지단체총협의회장을 역임하면서 장애인복지와 자립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었으며, 정부의 장애인정책사업이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협력사업도 전개했다.

특히 신체장애인들의 건강과 행복 증진을 위해 충북휠체어농구단장과 대한장애인펜싱협회장을 맡아 장애인 체육발전에도 기여했다.

또한 2017년 제15대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중앙회장에서 물러난 이후 지금까지 장애인정책연구소 소장으로 장애인을 위한 정부정책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국내외 학자들과 연계해 연구, 지원활동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밖에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의 경제를 허문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서울, 대전, 청주 등을 오가며 여러 봉사활동을 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대한장애인펜싱협회 회장 ▶제15대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중앙회 회장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위원 ▶대한장애인펜싱협회 회장 ▶한국소기업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전국자전거길잇기국민연합 공동대표 ▶충청북도장애인체육회 부회장 ▶산F&D 속리산산소수산물 회장 ▶창성기업 회장 ▶충북휠체어농구단 단장 ▶충북장애인복지단체총협의회 회장 ▶청주시농구협회 회장 ▶충청북도축구협회 이사 ▶의정뉴스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