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기 칼럼] 서울본부장·국장

설 연휴 직후인 7일 충청권 4개 시·도가 '2030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에 나서 충청도민들의 기대감이 크다.

이시종 충북지사를 비롯, 허태정 대전시장과 이춘희 세종시장, 양승조 충남지사는 대전시청에서 '2030 하계 아시안게임 충청권 공동유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시안 게임은 그동안 1986년 서울에서, 1999년 강원(평창, 춘천, 강릉),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 등 국내에서 모두 4회가 치러졌다.

충청권은 지난 2017년 권선택 전 대전시장이 아시안게임 유치를 검토했다가 포기한 바 있다. 그동안 충청권은 국제 스포츠대회 불모지였다. 그래서 충청권 4개 시·도의 이번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는 기대가 크다. 반면 우려도 있는게 사실이다. 유치전에 성공한다해도 경제적 효과와 실익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부산아시안게임은 3조2천400억원이, 인천아시안게임은 2조500억원이 들어 갔다.

충청권 4개 시·도는 2030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15개의 국제규격 경기장 등 기존시설을 활용해 건설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나 17개 경기장을 신축해야 한다. 경기장 건설에 투자되는 예산은 약 1조2천500억(지방비)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저비용·고효율' 대회를 명분으로 한 만큼 각 시도가 분담하면 된다지만 재정 규모가 만만치 않다. 이들 4개 시·도는 아시안게임 유치 확정시 매년 300억~400억원 씩 예산을 마련해 최종적으로는 3천억~4천억원을 분담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인천시는 2014년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립을 위해 1조원이 넘는 지방채를 발행했고, 유지비로 연간 100억원이 넘는 세금을 쏟아붓고 있다. 4천700억 원을 들여 지은 인천 주경기장은 이미 운영비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을 치른 강원도 역시 1조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충청권 4개 시·도가 이들 지자체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특히 이번 2030 아시안게임은 정부가 추진하는 '2032 서울-평양 올림픽'의 프레대회 성격이 짙다. 때문에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홍보의 장이 될 뿐만 아니라 스포츠 외교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 아시안게임을 충청권 4개 시·도가 유치하면 남북은 단일팀 구성 등 스포츠를 통한 한반도 평화 분위기 확산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그래서 충청권 4개 시도의 2030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는 의미가 있다.

임정기 국장겸 서울본부장
임정기 국장겸 서울본부장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이제 시작이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이달 안으로 유치의향서를 대한 체육회와 아시아 올림픽평의회(OCA)에 제출하고, 연내 국내 후보지로 낙점받는데 올인해야 한다. 2030 아시안게임 개최지는 오는 2022년 상반기쯤 결정된다. 국내 후보도시는 올해 말 확정될 예정이다. 유치준비 실무 TF 구성을 비롯, 경기장 신축과 입지 등 아시안게임 기본계획을 세우기 위한 용역 실시와 유치의향서 조기 제출 등 발빠르게 나서야 한다. 신청국 도시에 대한 현지 실사 등 까다로운 절차에도 대비해야 한다. 스포츠에서도 외교전은 냉정하다. 공동개최 카드로 유치를 대내외에 천명한 만큼 반드시 유치에 성공해야 한다. 560만 충청인의 단결과 끈끈한 공동체 정신으로 대구와 제주, 필리핀과 UAE, 인도 등과의 유치경쟁에서 이겨야한다. 충청권의 경쟁력은 이미 충분하다. 이제 충청인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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