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타고 끝에서 끝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평화롭고 충만한 아름다운 기억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MBC충북 이해승 기자가 중남미, 일본에 이어 뉴질랜드 자동차 일주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기록한 '뉴질랜드 관통기(책과 나무)'를 펴냈다.

이번에도 혼자 뉴질랜드 제2도시 오클랜드를 찾아 북섬 땅 끝 케이프 레잉가, 북섬 맨 아래 웰링턴, 말버러 사운드 픽턴, 블러프, 더니든과 크라이스트처치, 기즈변의 야자수 아래 한동안 쉬고 난 뒤 다시 오클랜드로 되돌아 오는데만 33일.

대한민국 21년차 직장인이기도 한 이씨는 자동차로 뉴질랜드를 여행한 여정을 이 책에 담았다.

여행준비부터 오클랜드 도착, 입국 수속 이후 자동차 렌탈, 시내 구경부터 한달간의 뉴질랜드 여행기를 담은 이 책은 정말 여행을 해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깨알 재미와 팁을 담고 있다.

한국과는 반대인 자동차 구조로 핸들을 도둑맞았다고 생각했던 에피소드도 피식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절벽 끝에 위태롭게 서 있는 800살 된 포후투카와 나무. 마오리족은 나무가 있는 절벽을 '뛰어내리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레잉가'라고 불렀다. 이 절벽에서 다시 선조들의 고향인 하와이키로 돌아간다고 믿는 미오리족의 신성한 장소 '케이프 레잉가'는 파 노스로 불리는 뉴질랜드 북섬에서도 가장 북쪽 끝에 있다.

25㏊ 크기의 식물원의 고요한 오솔길, 넬슨 시내에서 느꼈던 평화롭고 충만한 따뜻한 기억, 험한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인간,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평화롭고 어쩌면 외로워 보이기까지 한 해변의 풍경. 이곳에서 '천국'이란 단어를 떠올랐을 정도라고 했다.

"아침 해에 반짝이는 호수, 새 소리, 하늘, 바람, 거대한 적송, 잔디와 흔들리는 작은 꽃들. 호수를 일렁이게 하는 물새와 보트, 크루즈, 걷는 사람들, 뛰는 개들. 와나카는 모든 것이 둥글게 어우러지는 천국이 분명하다."

비염으로 고생했던 그는 쾌적하고 신선한 뉴질랜드의 바람과 햇살에 자연 치유 느낌까지 경험하고 왔다.

이 책을 읽다보면 뉴질랜드를 한번도 가보지 않았어도 마치 눈 앞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생생한 그림이 눈 앞에 펼쳐진다. '다음 여행지는 뉴질랜드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 년에 한 나라를 끝에서 끝까지' 여행하기로 결의한 이씨는 2016년 중남미 72일 일주 여행기 첫 출간에 이어 이듬해엔 열차타고 일본 일주 여행기를 출간했다. 자동차 타고 뉴질랜드 일주기는 세 번째 프로젝트다. 끝에서 끝까지이므로 여행기 제목은 '관통기'로 수렴됐다.

지금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시작으로 러시아 일주, 베트남 사진작가와 베트남 일주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여행기와 별도로 요정을 둘러싼 소도시의 오래된 소문, 와인에 관한 와즐러들의 색다른 시선, 배터리를 주제로 한 가까운 미래 소설도 구상중이다. 앞으로 나올 그의 책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