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경장

'한 잔의 술은 재판관보다 더 빨리 분쟁을 해결해준다'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 중 한명인 에우리피데스가 한 말이다. 이 말처럼 술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술 한 잔을 기울이며 오고가는 정을 통해 좋았던 기억은 더 좋은 추억으로, 오해가 낳은 상처에는 위로의 명약이 되게 하여 우리네 삶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술의 순기능을 억제하고 잘못된 음주문화를 조성하는 일부 그릇된 이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에서는 음주운전으로 횡단보도에 서있던 故 윤창호씨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이후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일명 윤창호법이 만들어져 음주운전이 다소 감소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실제로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법안이 시행된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도내 음주운전 교통사고 적발 건수는 총 342건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38건이 줄어들었다.

법의 시행 전·후로 가시적인 효과가 크기에 고무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것은 정말 안이한 생각이다. 그만큼 음주운전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사람에게 왜 했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취해서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러나 단속에만 걸리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타인의 소중한 삶을 짓밟는 물적·인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경장

이처럼 음주운전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자각하고, 정제된 행동으로 승화시키기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올바른 음주문화의 조성이다. 아직도 일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치 않는 술자리와 주량 이상의 술을 강요하는 그릇된 악습이 존재하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음주운전이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음주운전은 누군가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족인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1급 '살인'행위이다. 끝으로 본인의 행동이 잘못된 행동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라는 사실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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