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최근배 전 충주시의회 의원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새해 정초에 덕담(德談)을 나누는 풍습이다.

가정, 친구, 이웃에게 해가 바뀐 인사를 하며 상대의 처지와 형편과 소망에 맞게 위로와 격려와 축원을 담은 말을 통해 새해에 그렇게 되기를 미리 기원해주는 것으로 만나서 말하거나 전갈을 보내거나 서신으로 해왔는데 오늘엔 연하장이나 SNS 이용이 대세다.

덕담은 인사치례의 겉말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가슴을 뛰게하고 긍정적 에너지를 심어줄수 있는 진정어린 속말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설날이 지나갔으니 덕담 한마디쯤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만사형통하세요", "소원성취하세요" 등등 여러 가지를 떠올렸지만 올해야말로 "부자되세요"라는 덕담을 드리고 싶다.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었다지만 갈수록 국민들이 체감하는 이 나라의 경제는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삶이 그만큼 팍팍해져 가고 있으니 "부자되세요" 라는 덕담이 제법 그럴 듯 하지 않은가. 부자가 되고싶은 마음은 그야말로 만국인 공통소망일게다

그러나 욕망의 크기가 큰 만큼 그 욕망에 다다르기 까지에는 많은 어려움이 필수적으로 동반 되고 그 역경을 극복한 사람만이 누릴수 있는 것이기에 부자가 되는 것은 그것이 지탄의 대상이 되는 부당한 것이 아닌한 부자는 높은 평가를 부여받는게 우리네 사회이다.

먼저 부자에 대한 정의가 문제인데 보편적 부자는 '남에게 꾸러가지 않을 정도의 부'를 의미하는 정도가 아닐까 한다.

어쨌든 이같은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절약하라", "열심히 일하라", "노력하라" 등등 그야 말로 공자의 말씀들이 줄줄이 떠오르지만 여기 소득이 높은 사람일수록 다시말해 부자일수록 "미안합니다(I am sorry)"라는 사과(謝過)의 말을 많이 한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서 나는 올해의 덕담으로 "부자되세요"를 택하게 되었다.

미국의 전문여론조사 기관인 조그비 인터내셔널은 최근 75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봉 10만달러 이상자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느꼈을때 사과하느냐"는 질문에 92%가, 5만~7만5천달러 소득자는 84%가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2만5천달러 이하의 소득자는 52% 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서 부자가 되었으니 사과의 말을 하기가 쉬운걸까 아니면 자신의 잘잘못을 떠나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며 흔쾌히 사과의 말을 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부자가 되어 있는 것일까?

이런 점에서 '사과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실수로부터 배우려 한다'는 비즈니스 컨설턴트 피터쇼의 말은 너무도 의미심장하다. 두 번 다시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배움을 통해 부자의 길을 가다보면 부자가 되는 것 아닐까.

최근배 전 충주시의회 의원
최근배 전 충주시의회 의원

사과를 한다는 것은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선언이다. 요즘처럼 정치건 경제건 모든 것이 내로남불의 네탓만 있는 세상에서 내 탓임을 선언하고 그에대해 책임지는 삶이야 말로 물질적으로는 물론 마음의 부자에 이르는 지름길임을 깨닫게 한다.

사과를 한다는는 것은 용서를 구하는 일이자 화해를 구하는 일이다.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구하는 자에게 적이 있을수 없다. 적이 없는 사람에게 마음의 풍요가 넘치지 않을수 없고 그의 선함은 주위의 도움을 스스로 불러들여 자연스레 물질적 부자에까지 이르게 된다

부자되기를 꿈꾼다면 먼저 잘못이 있을때는 물론 잘못이 없을때라도 기꺼이 사과하기를 배워야 할 것이다. 올해 그렇게 살기를 다짐하며 모두에게 "부자되세요"라는 덕담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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