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환경청 "야생생물 서식지 훼손·수질악화" 부동의
설계변경 사업비 증가 불가피 논리 찾지만 방법 요원
방우리 주민들 "언제까지 무주·영동으로 돌아가야 하나"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와 방우리를 연결하는 도로(회색선) 개설공사 조감도를 양쪽 방향에서 표시한 사진. 금산군은 교량 2개소를 개설해 하천변을 잇는 이 노선이 환경훼손 가능성이 가장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금산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와 방우리를 연결하는 도로(회색선) 개설공사 조감도를 양쪽 방향에서 표시한 사진. 금산군은 교량 2개소를 개설해 하천변을 잇는 이 노선이 환경훼손 가능성이 가장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금산군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금산군의 오랜 숙원사업인 부리면 '수통리~방우리간 도로개설' 사업이 난관에 봉착했다.

군이 지난해 11월 금강유역환경청에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지만 부동의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12월 21일 공문을 통해 "사업시행 시 수변구역 내 서식하는 다수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 훼손과 수질 악화가 예상된다"며 금산군이 제출한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에 부동의 했다.

또한 "주변지역 난개발 가속화 및 경관적 악영향이 크게 우려되므로 이번 사업계획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완 여지가 있는 '조건부 동의'와 달리 '부동의'는 사업 자체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군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이 지적한 '사업시행 시 예상되는 문제점'을 개선하려면 설계를 변경해야 하고 이 경우 사업비가 대폭 늘어날 수도 있다.

더구나 금강유역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두드럭조개(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서식처 훼손과 하천경관 훼손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군은 수차례 주민 및 관계기관 협의를 갖고 환경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설계를 완료, 120억 원(도비 60억 원, 군비 60억 원)의 사업비를 편성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부동의 통보를 받으면서 재협의를 위한 적극적 논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부리면 수통리에서 방우리를 잇는 연결도로 개설사업은 길이 2.7km의 도로를 확포장하고 2개소의 교량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2010년부터 논의되기 시작한 금산군의 오랜 숙원사업이면서 문정우 군수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육지의 섬'으로 불리는 방우리는 금산군에 있지만 타 지역으로 통하는 길 밖에 없어 '충남의 대표적 오지'로 불린다. 버스도 다니지 않아 2010년부터 도로개설을 추진하다 2014년 충청남도가 예산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추진이 급물살을 탔다.

이에 금산군은 지난 2014년 행정·주민·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방우리 지역발전협의회를 구성, 지난해 8월 금강유역환경청·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사전 협의를 통해 보완사항을 반영한 실시설계를 완료했다.

이어 설계 적정성 검토 용역을 추진한 이후 11월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를 금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지만 이같은 결과를 통보받았다.

방우리 주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국민권익위원회 민원신청까지 고려하며 도로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방우리주민들은 "방우리주민 32가구 54명은 금산군민이면서도 면사무소와 군청을 직접 갈 수 있는 길이 없어 전북 무주군으로 또는 충북 영동군을 돌고 돌아 가야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며 "원방우리와 농원, 지렛여울 등 3개의 작은 마을을 잇고 금산군으로 갈 수 있는 도로를 연결해 달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