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 풍부한 천연 단백질 덩어리… 근육 키우기 제격"

 

박우현 Wellbug 대표가 자체 개발한 곤충 단백질보충제 워밍업 출시를 앞두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고소애(갈색거저리유충)로 고소하고 건강한 단백질보충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충북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식품가공학을 연구하던 박우현 대표는 현재 학업을 중단하고 곤충을 활용한 스포츠 식품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고소애' 매력에 흠뻑

"대학을 다닐 때부터 고소애를 활용한 창업 아이템 개발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이 곤충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창업을 결심했어요."

지난해 10월 대학원 휴학을 결정하고 Wellbug이라는 회사를 차린 박 대표는 고소애를 활용한 식품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고소애는 슈퍼푸드에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매우 높은 식품군에 속해요. 그리고 껍질에 식이섬유 역할을 할 수 있는 성분도 가지고 있죠. 또, 이 유충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지 않아 질량 대비 많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이런 원재료의 특성을 잘 살린다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합성물 형태의 단백질보충제보다 훨씬 뛰어난 효능을 보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어요."

다른 식품군과 비교했을 때 단백질 함유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단백질보충제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고소애는 지난 2016년 1월 28일 국내 식용곤충으로 등록되면서 식품원료로 인정받았다. 서양문화권에서 '밀웜'으로 불리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에 박 대표는 건강을 키워드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곤충을 먹는다는 것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낯설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많은 곤충관련 업체들이 애완용 사료 등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하지만 건강을 쫓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식품을 개발한다면 그 편견을 뛰어넘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운동 전 '워밍업'하세요

워밍업 제품사진. /Wellbug 제공

Wellbug은 현재 '워밍업'이라는 3가지 맛의 단백질보충제(초코, 그레인, 초코바나나) 시판을 앞두고 있다.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워밍업에는 고소애와 꽃뱅이(흰점박이꽃무지유충), 쌍별이(쌍별귀뚜라미), 분리유청단백 등이 들어갑니다. 고소애 함유량이 20%이기 때문에 자연단백질을 섭취하는 효과를 내는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이에요."

원재료에 대한 가공처리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닭가슴살 같은 자연단백질을 섭취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 박 대표의 주장이다.

이어서 그는 단백질보충제 복용 시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한 예방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단백질보충제를 자주 복용하면 간과 신장에 무리가 가게 돼요. 정제된 단백질을 단기간 고밀도로 섭취하다보니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죠. 그래서 전문적으로 운동하시는 분들은 간과 신장을 보호하는 밀크시슬이 들어간 제품을 따로 섭취합니다. 하지만 우리 워밍업을 드시게 되면 이런 걱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요. 그 이유는 꽃뱅이와 쌍별이에 있는 성분이 밀크시슬보다 간 보호에 30% 이상 뛰어난 효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단백질보충제에 대한 해답을 모두 곤충에서 찾아낸 박 대표는 워밍업이 유당불내증으로 고생하는 한국인들을 위한 맞춤 제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 70%가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어요. 유당불내증은 흔히 우유와 같은 유제품을 먹게 되면 설사를 하는 현상으로 대표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단백질보충제 섭취시 이와 같은 문제로 고민해요. 하지만 워밍업에는 최고급 유청단백질인 wpi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당이 1%정도만 들어가 있어요. 단백질 섭취 후 장 트러블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밖에도 요새 단백질보충제 트랜드에 맞춰 단백질 성분이 바로 흡수 되지 않고 천천히 흡수되도록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신경쓰고 있어요. 단백질 흡수가 느리게 진행될수록 근 합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박 대표는 젊은 패기로 무장한 20대 창업가였지만 그가 출시한 제품에는 소비자를 생각한 섬세함이 가득 담겨있었다. 수년간의 연구흔적이 자연스럽게 제품에 스며든 것이다.

◆스포츠 곤충식품 브랜드

지난해 대학창업유망팀 300데모데이 본선에 출전한 박우현 대표. /Wellbug 제공

박 대표는 곤충을 활용한 스포츠 전문식품을 만드는 기업으로서의 성장을 꿈꾼다.

"고소애를 연구하면서 '이런 식용곤충을 누가 먹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200여 건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조사해보니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곤충 쿠키·에너지바를 호기심이나 이벤트성으로는 먹을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먹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이렇듯 곤충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은 시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식품 개발은 위험성이 많았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다르다고 판단했다.

"신체를 단련하는 분들이나 건강을 우선하는 사람들의 경우 곤충이라고 하더라도 몸에 좋은 영향을 주면 혐오감 없이 섭취하겠다는 의견을 확인했어요."

스포츠 관련 제품개발을 선언한 박 대표는 충북에서의 곤충산업 전망이 어느 지역보다 밝다고 말했다.

"유기농산물로 유명한 괴산군에 곤충종자센터를 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나라에서도 관심이 많고 충북도 이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죠. 이에 발 맞춰 Wellbug은 식용곤충 활용방안을 선도하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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