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수민 국회의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다. 도전의 의지를 갖고 노력하는 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시이다. 당연히 도전의 아이콘인 청년들의 마음속에도 이 시는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는 했다. 청년들은 흔들리더라도 자신의 내실을 가다듬으며 더 아름다운 꽃이 될 준비를 해왔고 지금도 그러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청년들은 이 시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그들은 아름다운 꽃이 되기를 준비하면서도 반신반의한다. 그들은 아름답기는 차치하고서라도 그들이 피어날 땅이라도 남아 있을까 고민한다. 청년들은 학점, 인턴경험, 공모전 입상 등 갖가지 경로를 통해서 자신들의 능력을 키우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받아주려고 하는 곳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설사 그들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가려고 창업 등의 기회를 모색하더라도 이마저도 여러 가지 규제, 자금 유치의 어려움 등으로 빈번히 좌절되고는 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청년 취업문제는 근래에 들어서야 화두가 된 것이 아니다.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과 여러 번의 경제 위기는 이미 오랫동안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협해왔다. 이에 따라 역대 정권들은 언어적 수사의 방식은 다를지라도 '일자리'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고민해왔다. 혁신, 창조 등 수없이 많은 기치들이 내세워졌고 각 정권은 항상 청년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해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청년 일자리의 질과 양의 개선은 항상 충분하지 못했다. 이번 정권 또한 그러한 기치를 내세웠지만 요즘의 고용지표는 암울하기 그지없다. 2000~2007년의 15~29세 고용률이 43~45%였던 것에 비해서 작년의 고용률은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42.7%에 그쳤다. 심지어 청년들이 느끼고 있는 체감 실업률은 22.7%라는 심각한 수치에 도달하였다.

김수민 국회의원
김수민 국회의원

이러한 일자리 대책 마련 실패의 반복은 사람들, 특히 청년들로 하여금 반복하여 기대감을 상실하도록 만들었다. 지금의 상황은 청년들이 흔들리다가 꺾일 일만 남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더라도 그렇지 않다는 답을 주기 망설여지는 상황이다. 암울한 상황 속에서 청년들은 분노를 삭혀가고 있고 이러한 분노는 요즘 들어 혐오, 증오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존재를 바꾸어가고 있다.

일자리 문제, 더 나아가 청년 일자리 문제는 단숨에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은 분명하다. 조급한 마음에 문제를 한 번에 풀어내려고 할수록 일자리 문제의 매듭은 더욱 풀기 어려워진다. 도전하는 청년들이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인프라 및 제반여건을 다듬는 것, 청년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기회평등의 기반을 닦는 것,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 이 모든 것을 차근차근 추진해나갈 인내와 끈기가 우리 사회에 요구된다. 흔들리는 청년들을 붙잡아줄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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