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범욱 (사)한국수필가연대 회장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지금도 세계적인 존경을 받고 있는 4대 성현 중 한사람이다. 추남에 마누라 '크산티페'는 악처로 알려져 남편이 철학자가 되는데 일목을 했다고 한다. 땅딸막하고 작은 키에 대머리와 불룩한 배로 뒤뚱거렸지만 체력적으로 건강한 체질에 더위나 추위도 잘 견디었다. 폴리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펠로폰네소스'전쟁에 3번씩이나 참여하며 용맹을 떨쳤다. 싸움의 마지막까지도 떳떳하게 지키며 피하거나 도망을 치는 비겁한 짓도 하지 않았다.

제자들에 대한 교화교육방법도 질의응답으로 대화를 이끌어가 문제를 하나씩 풀며 심오한 진리를 터득케 하는 방법이다. 어머니가 산파로 아기는 시간이 걸려도 산모가 낳는 것이지 산파가 대신해 낳아줄 수 는 없다는 산파술적인 변론이다. 당대의 '소피스트(궤변론자-詭辯論者)'들은 돈을 받고 철학사상을 설득했지만 소크라테스는 무보수다. 집으로 돌아가며 빈손으로 들어서니 부인은 소리치고 문에서 물벼락을 안기기 마련이다. 넋두리 좋은 말로 소크라테스는 '천둥이 치면 소나기가 내리기 마련'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너 자신을 알라'는 진정한 의미도 어떤 사물에 대해 자기도 '모르는 것'이 많은데 현자(賢者)라고 하는 많은 혹자(或者)들은 모르는 것이 없다고 한다. 무지(無知)의 지(知)자도 모르는 자신의 무지를 깨닫는 사람만이 현명한 사람이라고 했다.

27년간 그리스의 내전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스파르타의 승리로 마감한다. 정치적으로 아테네의 민주주의와 스파르타의 과두정치체제가 대립하며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국가가 지정한 신을 불경했다는 이유로 배심원의 사형판결을 받는다. 프랑스혁명 시작 전 1787년 프랑스의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는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화폭으로 남겼다. 침통한 표정의 플라톤에 크리톤을 비롯한 친구들은 간수를 매수 할 테니 탈출하라고 말린다. 마누라 크산티페는 통로 밖 먼발치에서 죽거나 말거나 수수방관한다. 소크라테스는 거두절미하고 '악법도 법'이라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오른손에 독배를 받는다. 감성적으로 '절대적 진리'는 하늘에 있다며 왼손은 위로 향하고 있다.

이범욱 공군사관학교 발전후원회 명예회장
이범욱 공군사관학교 발전후원회 명예회장

소크라테스 사후 2400년이 지났다. 지금의 우리상황은 종전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는 진면목이다.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다시 세계 유일무이의 주사파로 무장된 이념세력이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우리의 한반도 상공은 미래도 예측 불가능한 먹구름으로 햇빛이 가려져 깜깜해진 한국을 회고해 본다. 첫째로 권력유지를 위한 정치권은 헌법에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마저 무너질까 염려가 된다. 적폐청산 운운하며 겉포장만 달리했지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면 속은 난장판이다. 비방, 중상모략, 뻔뻔함, 몰염치에 '마키아벨리적 군주론' 일색이다. 소크라테스처럼 스스로 죄와벌의 심판대에 올라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선언도 해봐야 한다. 둘째로 약자위주의 분배복지정책으로 탈바꿈된 정권이지만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개개인의 수준차 문제로 국민 모두는 지난날의 국내외 역사를 꼼꼼히 살피고 머릿속의 지식이라도 넓히며 축적시켜야 한다. 투표는 참정적인 권리 보다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 해도 보다 나은 사람을 뽑는데 세심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 셋째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스파르타의 승리로 과두정치와 아테네의 민주정치체제가 대립하며 종국에는 민주주의의 발생지 그리스는 패망하고 말았다. 사상과 이념을 달리하며 분단대립 되고 있는 우리 한반도와 대동소이하다. 한민족의 꿈이자 통일이지만 잘못된 허구와 망상이 국가존망의 화를 자초하지 않을까 근심걱정이 되고 있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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