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지역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새 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농산물이 1년새 9.9%나 올랐다. 청주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 중부매일DB
청주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 중부매일DB

연초부터 생활물가가 들썩이고, 공공요금의 잇단 인상소식이 전해지는 등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서민경제는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소득이 줄거나 제자리에 머무르는 사이에 지출은 계속 늘어나면서 지갑은 얇아지고, 삶의 형편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 서민들의 모습인 것이다. 정부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민경제 안정을 외치고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말 뿐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인상 조짐을 보여왔던 생활물가는 새해들어 외식·식품업계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들과 학생, 젊은이들의 주로 찾는 햄버거와 샌드위치 등의 가격이 최근 잇따라 올랐다. 주로 브랜드 가맹점들이 주도하고 있는 가격인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분식집 등 일반 가게로 이어지게 돼 전체적인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이들 품목의 가격인상은 비슷한 류의 패스트푸드에까지 영향을 미쳐 외식업계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계는 인건비가 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해 계속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즉석밥과 어묵, 설탕, 장류, 콜라, 생수, 컵라면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다소비 가공식품들의 가격도 올들어 인상 대열에 포함됐거나 합류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물가 가운데 피부로 체감하는 물가를 의미하는 생활물가지수에 포함된 품목들이다. 즉 소비자들이 주로 구입·소비하는 지출비중이 큰 품목들로 실제 생활속에서 느끼는 물가인상 요인들이다. 이밖에도 지난해부터 칼국수, 백반 등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외식 가격도 꾸준히 오르는 등 지표물가와는 다른 체감물가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물가인상과 함께 택시비, 버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잇따라 오를 예정이어서 서민들의 가계 주름살이 더 깊어지고 있다. 택시비는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인상이 확정됐으며, 시내버스·시외버스 모두 조만간 5~6년만에 인상이 예정돼 있다. 이들 대중교통요금 인상은 수년간 동결이 계속됐던 다른 공공요금을 들썩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물가불안은 이제 시작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와중에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그나마 '물가인상'을 막아온 유일한 방어막이던 유류가격 또한 국제유가 상승세 영향을 받아 꿈틀거리고 있어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의 물가인상이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면서 경기침체속 고물가라는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저성장 저물가'에서 비용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고물가)을 거쳐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악의 가계부채를 지고 있는 서민들이 경기가 안좋은데도 물가는 오르는 비정상적인 경제상황을 어떻게 버텨낼지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다. 물가가 불안하면 경제안정은 공염불일 뿐이다. 성장과 분배 모두 실패한 현 정부가 물가마저 놓친다면 서민들은 최악의 경제정책 늪에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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