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용지 준공 늦어 정책자금 날아가"
고압송전철탑·오각형 용지 문제 겨우 해결했더니
인허가 시간 걸려 첫 계약때보다 2년 7개월 지연
창업 7년차 넘어가자 공장시설자금 지원도 막혀

청주시 흥덕구 청주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SK하이닉스 M15 공장 전경.  ㈜유진테크놀로지는 당초 이 부지를 분양받아 2014년 4월 청주시와 입주계약서를 체결했으나 SK하이닉스의 공장 증설로 2016년 12월 이전 계약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 중부매일DB
청주시 흥덕구 청주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SK하이닉스 M15 공장 전경. ㈜유진테크놀로지는 당초 이 부지를 분양받아 2014년 4월 청주시와 입주계약서를 체결했으나 SK하이닉스의 공장 증설로 2016년 12월 이전 계약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청주테크노폴리스 SK하이닉스 M15 청주공장 증설에 밀려 당초 이 자리에 입주 예정이었던 한 중소기업이 대체용지 입주가 늦어지면서 막대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청주시 오창에 위치한 자동화 장비 및 리드탭 제조업체 ㈜유진테크놀로지(이하 유진)는 청주테크노폴리스(이하 청주TP) 일반산단 대체용지의 준공이 늦어지면서 정책자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빠른 행정절차를 촉구하고 있다.

이전 합의과정에서 유진측은 부지 내 고압송전철탑 이설, 오각형 부지의 사각형화 조성 등을 요구했고, 이에 2공구 부지가 편입되면서 대체용지 조성 및 인허가가 지연된 것이다.

공장 준공은 최초 계약 당시보다 2년7개월 가량 늦어진 올해 10월께나 가능할 전망이다. 유진측은 "오는 3월 말까지 소유권을 이전해서 올해 안에 공장신축이 완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충북도까지 문제해결에 나서 지난 8일 4자 미팅을 갖고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대기업 유치에 밀려 이전계약 체결은 9개월 뒤

"당초 입주계약자인 중소기업 12곳에 먼저 상의를 한뒤에 SK하이닉스에 추가용지 약속을 했어야 했는데 대기업 유치에 중소기업은 뒷전이었습니다."

유남호 유진테크놀로지 경영혁신팀 부장은 대기업 유치에만 혈안이었던 청주시와 사업시행사인 청주TP의 태도를 비난했다. 그는 이전계약 체결시점이 청주시와 SK하이닉스가 투자유치협약을 맺은 시점(2016년 1월)보다 11개월이나 늦게 진행된 점을 문제삼았다.

유진테크놀로지 유남호 경영혁신팀 부장이 청주시·청주TP와 체결한 계약서를 들고 문제제기하고 있다. / 김미정
유진테크놀로지 유남호 경영혁신팀 부장이 청주시·청주TP와 체결한 계약서를 들고 문제제기하고 있다. / 김미정

유진이 청주TP 산업단지 입주 계약서를 체결한 것은 2014년 4월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산업용지 F3-1 1만3천882㎡를 분양받기로 청주시와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중소기업 12곳이 일대에 입주분양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부지에 SK하이닉스가 공장증설을 추진하면서 청주시가 부지 이전을 요청해 F6-1부지로 이전하는 내용의 이전동의계약서를 2016년 12월 체결했다. 이에 따라 준공일정이 최초 계약 당시 2017년 3월에서, 빨라야 올해 10월께로 2년7개월 가량 늦어지게 된 것이다.

이전합의서에는 "2018년 말까지 공장건설이 가능하도록 제공하고, 부지평탄화 등 공장부지 조성행위 및 인허가 등 일체의 행정행위를 포함한다"고 명시돼있다.

유 부장은 "다른 기업들은 2017년 착공해서 대부분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저희만 아직 삽도 못떴다"며 "지난해 대기업의 소재부품 양산 입찰에서 탈락했는데 그 대안으로 2020년 3월에 재입찰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올해 안에 준공이 안되면 그 회사와 거래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청주시 "준공 지연, 유진이 선택한 것"

이전계약 체결과정도 주먹구구식이었다고 유진측은 주장하고 있다.

유진측은 1공구 입주기업 12곳 중 가장 마지막으로 이전계약을 체결하면서 부지선택권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확인결과, 청주시에서 기업별 개별면담을 통해 각각 계약을 맺었고 특별한 기준 없이 계약체결 순으로 부지를 선택하게 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와 청주TP는 사각형 부지 조성 과정에서 2차 부지(2공구)가 포함돼 준공이 늦어지게 됐다고 해명했다. 철탑 이설에 30억 이상 소요됐고, 평탄화작업도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2017년 8월에 1공구 준공이 날 수 있었는데 유진측이 철탑 이설과 사각형 부지를 요구하면서 2공구때 준공을 받겠다고 했고 2019년 10월에 준공이 날 것이라고 설명을 해준뒤 진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전계약서 상 시간은 남아있는 상태로, 최대한 행정절차를 앞당겨 3월에 준공 인·허가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소유권 등기 이전은 3월에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청주시는 행정절차를 앞당기기 위해 이달 말~3월초 변경고시를 진행하면서 2공구를 2-1공구로 분할 추진하고, 이번주 13개 부서가 동시 시설점검을 거쳐 준공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유진테크놀로지가 입주예정인 청주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도면. 유진테크놀로지는 당초 F3-1 부지로 분양을 받았으나 SK하이닉스 공장 증설로 F6-1 부지로 이전하게 됐다. 하지만 당시 부지내에 고압송전철탑이 있고 부지가 오각형 모양이어서 유진테크놀로지측이 철탑 제거, 사각형 부지 조성을 조건으로 이전계약을 체결했다.  / 청주시 제공
유진테크놀로지가 입주예정인 청주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도면. 유진테크놀로지는 당초 F3-1 부지로 분양을 받았으나 SK하이닉스 공장 증설로 F6-1 부지로 이전하게 됐다. 하지만 당시 부지내에 고압송전철탑이 있고 부지가 오각형 모양이어서 유진테크놀로지측이 철탑 제거, 사각형 부지 조성을 조건으로 이전계약을 체결했다. / 유진테크놀로지 제공

창업 7년차 넘겨 정책자금 끊겨

유진은 총 120억원의 공사비용에 대해 정부 정책자금을 지원받을 계획이었으나 공사 지연으로 창업 7년차를 넘기면서 혜택을 못받게 됐다.

유 부장은 "지난해 초까지 준공이 됐으면 창업 7년차에 속해 정책자금으로 공장시설자금명목 50억~100억원을 배정받을 수 있는데 올해 중소기업진흥공단 상담을 받아보니 경영안정자금 5억원만 가능하다고 들었다"며 "금융권 대출심사조건도 까다로워 걱정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충북도 관계자는 "충북도 중소기업육성자금, 창업경쟁력강화자금은 유진테크놀로지가 2011년 등에 이미 받았기 때문에 오는 6월 상환한뒤 6개월 이후부터 가능하고, 중진공 신성장기반자금 역시 건축완료계획서를 제출해야 해서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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