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속 인재 많아 전국 상위권 실력
동계체전서 가시적 성과 통한 실업팀 창단 기대

이면재 충북컬링협회장이 컬링 저변확대와 꿈나무 육성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동빈
이면재 충북컬링협회장이 컬링 저변확대와 꿈나무 육성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충북 컬링도 '팀킴'처럼 세계 놀라게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6년 2월 부임한 이면재 충북컬링협회장(신청주약국)은 제대로 된 훈련장 하나 없는 충북에서 맨손으로 컬링팀을 육성하고 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때 보여줬던 팀킴의 신화는 결코 기적이 아니라며 충북에서도 그와 같은 성적을 충분히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북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태릉, 의성 등을 다니며 열악한 환경 속에 훈련을 하고 있지만 실력은 전국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요. 이 친구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만 조성된다면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충북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나설 기회가 올 것입니다."

팀킴의 경북, 경기도, 서울, 인천 등과 컬링 5강을 구축하고 있는 충북은 이번 동계체전에서는 기대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믹스더블(시범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게 전부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훈련도 제대로 못하는 환경에서 투혼을 발휘해 얻어낸 값진 성과라고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경북 컬링팀 스캔들로 의성 컬링장이 일정기간 폐쇄되면서 선수들이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어요. 다들 생업에 종사하면서 훈련을 하는 터라 한 달 중 일주일에서 열흘 모이는 게 고작인데 스톤 한 번 날려보지 못한 거죠. 그래서 이미지트레이닝 훈련을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대회 앞두고는 서울 태릉 컬링장에서 1~2시간 연습한 게 전부에요."

마땅한 훈련장이 없다보니 타 시·도 훈련장에서 눈칫밥 먹으며 스톤을 던져온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생도 이르면 올해 말 충북빙상장이 마련되면서 말끔히 해소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애초에 충북빙상장 계획안에는 컬링경기장이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 오제세 국회의원을 찾아가 필요성을 설명 드렸죠. 다행히 세분 모두 제 뜻을 공감해줘 예산확보 등의 문제를 해결해 주셨어요. 충북에서 겨울 스포츠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한 것입니다."

컬링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 회장은 가슴 뛰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생활체육 저변확대와 꿈나무 육성, 실업팀 창단까지 꿈같은 이야기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청주 원평중과 충주 충일중에 컬링팀이 있는데 이번에 수곡중과 송절중에도 컬링팀이 신설됩니다. 이렇게 꿈나무들을 육성하고 올림픽에서 컬링 첫 금메달을 충북선수가 따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동계체전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다보면 고생하는 선수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는 실업팀 창단도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어서 그는 "충북빙상장이 일반 시민들에게도 개방돼 컬링을 쉽게 즐길 수 있게 된다면 국민 스포츠로 각광받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워낙 섬세하고 과학적인 운동이고 팀원 간 협동을 통해 경기를 하기 때문에 특히, 아이들의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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