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세상을 살다보면 옛말이 참으로 잘 맞는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다. 그 중에서도 '인생은 새옹지마'라는 말이 종종 가슴에 와 닿는다. '새옹지마(塞翁之馬)'는 인생의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어 미리 헤아릴 수가 없다는 뜻이고, 지금 나타난 나쁜 현상이 앞으로는 복이 될 지도 모르니 너무 실망하지 말라는 뜻이다. 인생은 새옹지마이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일수록 전화위복의 자세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할아버지가 자기가 기르던 소에게 받혀서 병원에 왔는데 갈비뼈가 네 대나 부러졌다. 병원에 오신 할아버지는 "이놈의 소, 잡아먹어야지"라고 계속해서 말했다. 의사들이 급하게 수술했다. 수술하다보니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났다. 갈비뼈를 수술하려고 하는데 열고 보니 폐암이 있었다. 갈비뼈 부러진 것은 뒤로하고 폐암부터 빨리 수술했다. 너무나 천만다행인 것은 폐암이 1기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폐암은 전이가 빨리 되고 예후가 좋지 않은 병으로 암 중에서도 상당히 무서운 질환인데 할아버지는 엉겁결에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폐암도 수술하고 갈비뼈 다친 것도 다 치료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지는 완쾌되었다.

확인차 병원에 검사하러 갔을 때 그 할아버지를 수술하였던 의사들이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그 소 잡아 잡수셨습니까"라고 물었다. 그 물음에 할아버지는 "아니, 아들로 삼았어."라고 대답했다.

어떤 부자가 노새 두 마리에 돈과 곡식을 가득 싣고 여행을 떠났다. 곡식을 실은 노새는 진땀을 흘렸으나, 돈을 실은 노새는 콧노래를 불렀다. 돈을 실은 노새가 곡식을 실은 노새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못난 놈아, 나를 보라. 가벼운 돈을 실으니 이렇게 편하지 않느냐. 주인에게 귀여움을 받으면 만사가 편한 법이다."

그런데 부자가 산길에 접어들자 산적들이 나타났다. 산적들은 곡식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돈을 실은 노새를 덮쳤다. 노새는 산적들의 칼을 피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크게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그때 곡식을 실은 노새가 말했다.

"내가 주인에게 미움을 당한 것이 오히려 득이 됐구나.앞 일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니 편하다고 자랑할 것도 없다."

인생은 새옹지마다. 좋은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명할 때의 일이다. 그는 당시 어린아이들에게 유행하던 부스럼을 연구하다가 실수로 세균을 배양하는 접시 뚜껑을 닫지 않고 퇴근했다가 그 다음날 출근해보니 뚜껑이 열린 접시에 푸른색 곰팡이가 생겼는데 접시 안에 잔뜩 배양돼 있던 세균이 다 죽어버린 것이었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그는 곧 푸른곰팡이 연구를 하여 페니실린을 발명하여 노벨상을 받았다. 실험실 접시의 뚜껑을 덮지 않은 결정적인 실수가 곧 성공으로 가는 길이 되었던 것이다.

높은 산을 등반할 때 지고 간 배낭이 너무 무거워 중간에 벗어버리고 싶지만 꾹 참고 정상까지 올라가 배낭을 열어보면 먹을 것이 가득해 얼마나 흐뭇한가.

인생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인생은 생각하기에 따라 슬픔이 기쁨이 되기도 하고, 행복이 불행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인생은 새옹지마요,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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