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최근배 전 충주시의회의원

언제부터인가 한국의 대기업 노조의 또다른 이름이 '귀족노조(貴族勞組)로 불리어지고 있음은 아무도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대기업 노조원들이 억대에 가까운 고임금의 혜택과 고용세습까지 누리면서도 국민경제와 회사의 미래는 외면하는 듯한 모습들이 비쳐진 결과이다.

오늘의 우리경제가 있기까지 전태일 열사의 분신자살로 대변되는 노동자들의 피눈물 나는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이땅의 국민 누구인들 모를 사람이 있을것인가.

그러기에 우리 모두는 다소 거칠고 지나친듯한 노동운동에도 박수를 보내며 노동자의 권익옹호에 국민적 동의를 아끼지 않았고 지금도 이 정부는 '노동존중'의 구호를 내세우며 대타협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 이나라의 경제적 현실은 언제까지 깃발이 펄럭이는 투쟁을 지켜보며, 언제까지 자녀의 취업까지 상속하는 사태를 묵인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우려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노동조합이 이른바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대의를 전제로 할 때 그 존재가치를 갖는 반면 나의 고통 내 것, 내 이익, 내 밥통만 챙기려하는 순간 노동운동의 정당성은 소멸될 수밖에 없다.

2017년 자료에 따르면 현대 기아차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9천400만원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비해 우리 업계의 임금이 연간 600만에서 1천만원 정도 높다.

반면 자동차생산의 생산성은 우리나라가 자동차 1대를 만드는데 평균 26.8시간이 걸리는데 르노 자동차는 16.2시간이 걸려 근로자의 생산성은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고비용·저효율의 기업경영 상황에서 어느 누가 이땅에 공장을 짓고 강경노조와 맞서기를 택하겠는가.

이결과 현대기아차는 1996년 아산에 마지막으로 공장을 짓고 지금까지 20여년 동안 단 한곳도 공장을 세우지 않은 채 해외로 진출했다.

이웃 일본이 노사안정으로 해외에 있던 공장을 국내로 옮겨 해마다 생산량을 늘려가는것과 너무도 대조적이다.

오죽하면 쌍용자동차 정일권노조위원장이 "투자자가 떠나고 일자리가 없어지면 임금투쟁도 의미가 없다"고 비판하고, 김주영 한국노조위원장은 "반대만하는 노조는 무책임의 극치"라며 강성일변도의 노조운동 개혁을 요구하고 나서겠는가.

노동운동이 변화되고 개혁되어야 한다. 경제적 사회적환경이 지금까지의 노동운동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투자 설비가 줄어들고 산업생산도 소비성향도 어느 것 하나 더 나아지는 것을 눈씻고 보아도 찾기가 어렵다.

물론 이같은 원인이 전적으로 노동운동 때문이 아님은 분명하지만 상당부분 노사관계의 악순환이 새로운 일자리를 말라붙게하고, '유빽유직 무빽무직'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공직사회나 노동운동가들의 고용세습까지 덮쳐 그야말로 고용시장은 찬바람이 세차기만 하다.

최근배 전 충주시의회 의원
최근배 전 충주시의회 의원

그런데도 민노총은 노·사·정 합의 탄력근로합의해 반대를 이유로 오는 3월 대규모집회를 예고하고 있으며 대우 현대조선의 노조들도 회사합병에 반대하며 현대차노조는 광주형일자리 창출 20여년만의 자동차공장 건설을 반대하며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10여년 전부터 간절히 소망하는 노동운동 하나가 있다. 단 한번만이라도 인상 임금분을 자진 반납해서 그만큼 새일자리를 만들어 고용난국, 경제난국을 돌파하자는 캠페인이다. 한낮 꿈에 불과하지만 아직도 변함없는 이같은 꿈을 꾸는 것은 노동운동의 진정한 본질이 '함께 살기'라는 점에 동의 한다면 10년전보다 더 어려워진 지금이야말로 국가와 국민과 기업과 사회와 자신과 후손을 위해 한번쯤 생각이라도 해봐야 할 때라는 생각 때문이다.

강경투쟁만이 만능이 아니다. 노조도 살고 국민도 살고 기업도 살수 있는 이 꿈이 결코 나만의 꿈이 아니길 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