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중 칼럼] 국장 겸 대전본부장

K형, 완연한 봄입니다.

먼저 반생의 교직생활 정년을 축하드립니다. 탈 많은 공직에서 무탈하게 완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요.

이런저런 사고로 불명예 퇴직자를 숱하게 목도했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니 우리 만남이 10여 년 전쯤으로 기억됩니다. 당시 변두리 학교 교감으로 지내다 한 중학교 개방직 공모형 교장에 응모를 했지요. 경쟁자 중 깜냥도 안 되는 후배에게 밀려 무척 힘들어 했지요. 분루의 패배는 병원 치료를 받을 만큼 내상이 컸지요.

저 자신도 부당한 공모과정을 소상하게 보도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불관언 뒷배경이 좋은 지원자가 교장이 되었지요. 그것도 멘티였던 상대에게 탈락했으니 충격이 컸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원칙보다 시세(時勢)와 인세(人勢)에 밀렸던 것이지요. 그러니 낙담할 일이 아니라고 위로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음지전, 양지전'이라 했던가요. 세월이 흘러 교육감이 바뀌자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메이저 중학교 교장 연임에 고위 관리직에 올랐으니 누가 봐도 꽃길입니다.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길은 법이지요. 십 수 년 전 얼치기들이 요직에 오를 때 원칙 없는 인사 발령에 비분강개 했지요. 그때만 해도 대전교육에 대해 의욕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이제는 급식계약 등 이권에 개입하며 '대전청 캐슬'에 갇혀 있으니 아이러니 합니다. 예전의 결기는 간데없고 수장의 '친위'로 폄하될 때면 듣기가 민망했습니다.

K형, 지난해 지방선거 전이었던가요. 제보 받은 교육청 비판기사를 보도하니 자제해 줄 것을 부탁한 일이 있지요.

눈과 귀를 가리는 공보실은 교육감에게 보고조차 않았지요. 일련의 등등을 수장에게 전하겠다하니 후속보도를 유보했지요.

연후 선거에서 연임을 하자 어벌쩡 모르쇠로 돌아서 실망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급식납품 커넥션, CCTV, 공기청정기, 급식 오븐기, 창틀 공사, LED 교체 등 무엇 하나 달라진 게 없습니다.

뿐인가요. 반석고 여고생 추락사 진상, 남의 가정을 파탄 낸 여장학관, 평생학습관 비리는 부끄러운 민낯입니다. '미투'로 처벌받아야 할 어느 간부의 고속승진도 소가 웃을 일입니다.

말 나온 김에 '00교우회', '0000동호회' 등 사조직의 해악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술 한 잔도 비켜 따르거늘 대놓고 벌이는 행태는 마피아 수준입니다.

어느 조직이나 권력과 재물을 탐하면 오만과 독선에 빠지게 마련이지요. 염불보다 재밥인 이들을 보면 대전교육이 암담할 뿐입니다.

K형, '견리사의'라 했지요. 국무조정실 행정처분에 이어 비리 의혹으로 국민권익위에 고발이 됐다하니 안타깝습니다.

이런 저런 의혹이 시샘의 음해이길 바랍니다. 누구인들 입신을 싫어하겠습니까. 입신도 좋으나 오명의 이름은 죽은 목숨과 다를 바 없습니다. 육신이 사라져도 영혼은 미립자 에너지로 남는다하니 조신하게 살 일입니다.

그저 이름 석 자 남기고 사람들이 기억해 주면 보람된 인생이지 않을까요.

아직도 인생의 성공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는 '오욕(五慾)'에 눈먼 이들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건강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소소한 일상을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고 성공이 아닐까요.

고언 혜량하시고, 힘찬 새 출발의 발걸음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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