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학했지만 농촌서 새 삶… '굼벵이'로 미래산업 도전

여가벅스 굼벵이농장 여진혁 대표.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캐나다에서 유학을 하다 귀농한 여가벅스 굼벵이농장 여진혁(37)대표는 미래 곤충산업을 선도하는 청년농업인이다.

여진혁 대표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념으로 일찍이 거대 블루오션인 곤충에서 미래를 찾았다.

곤충 산업의 전망을 보고 2016년 귀농한 여 대표는 연고도 없는 옥천군 동이면 '여가벅스 굼벵이 농장'에서 부푼 꿈을 키워 가고 있다.

여진혁대표가 가공공장의 엑기스제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가벅스 굼벵이농장은 '흰점박이꽃무지(꽃벵이)'를 현대화 시설을 갖춘 사육실(181㎡)에서 스마트팜으로 키운다.

스마트팜은 PC나 핸드폰으로 온·습도는 물론이고 환기까지 조절해 최적화된 환경속에서 안전하고 위생적인 꽃벵이를 생산할 수 있다.

충북도내 최초로 118㎡ 규모의 식용곤충가공공장을 신축해 오는 4월 가동을 앞두고 있다.

건조기, 여과기, 분쇄기 등 10여종의 장비를 갖추고 식용곤충을 엑기스, 분말, 환 등의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이 시설은 소량의 곤충으로 가공식품을 만들지 못했던 충북도내 소규모 곤충농가들에게는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특히 충북에서 유일하게 가공공장을 건립해 옥천군이 충북 곤충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여진혁 대표는 "일반 가공공장에서 꽃벵이 등은 기름 등이 있어 소량의 가공을 기피해 가공식품제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면서 "오는 4월 공장이 가동되면 소규모 농가들이 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어 충북곤충산업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 대표는 여세를 몰아 곤충 사육농가들과 생산에서부터 가공·유통·체험까지 연계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산업곤충의 대중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4월 가동예정인 가공공장.

여진혁 대표는 25세에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캐나다에 들어가 유학생활을 시작해 밴쿠버의 Sprott-shaw 대학에서 PBM(Professonal Bissines marketing) 경영학을 전공했다.

부친의 사업을 도와주려 귀국한 여 대표는 부친의 섬유제조기 회사에서 일을 했으나 비전이 없는 섬유제조업에 한계를 느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했다.

캐나다에서 만난 부인 이윤경(37)씨의 시골생활을 하고 싶다는 뜻에 공감하고 6개월 동안의 귀농귀촌 과정을 거쳐 전국을 돌며 장소를 물색하다 2016년 옥천군 동이면 석화리에 정착했다.

여씨가 귀농할 당시 재산은 캐나다에서 생활하면서 모은 알바비와 용돈, 부친의 회사에 일하면서 받은 3년치 월급 등이 전부였다.

이 돈은 당시 논이었던 2천848㎡의 땅을 매입하는 종자돈이 됐다.

1억원의 전세금과 귀농귀촌 창업자금으로 7개월의 공사 끝에 지금은 농장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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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벅스 농장 전경.

귀농 1년만에 농장을 완공한 여 대표는 청주에서 꽃벵이 유충 10kg을 분양받아 곤충산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지금은 분양받은 유충으로 성충으로 키워 알을 받아 다시 유충을 만드는 과정을 거쳐 농업기술센터와 충북연구소 등에 꽃벵이를 납품하는 사업가로 성장했다.

여가벅스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 가공식품 들.
여가벅스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는 가공식품들.

그는 청주와 증평, 음성, 천안, 옥천지역 5명으로 구성된 충청곤충산업협동조합을 설립해 꽃벵이추출액 77.3%와 도라지, 생강, 오미자, 여주, 돼지감자, 대추 등 6가지 국내산 한약재를 이용해 '내몸 愛 꽃벵이'라는 진액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여 대표는 "곤충을 선택한 것은 지난 2016년 곤충이 식품원료로 허가가 나면서 고단백 곤충 시장이 미개척 분야이고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다"며 식품으로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앞으로 곤충 산업을 6차산업까지 확대하겠다는 포부이다.

"빠르면 5년내 사육장과 가공공장을 이용해 견학코스를 개발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장의 이름은 여씨 성과 여유롭다는 뜻이 내포된 '여가'와 곤충의 '벅스'를 합쳐 '여가벅스'라고 지었다.

여진혁 대표가 농업인대학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실습 강의를 하고 있다.

2018년 4월 옥천군농업인대학 '산업곤충학과 2기' 교육과정에서 이론교육과 실습교육을 진행하는 등 곤충지식 전파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또 지난 1월 식용곤충을 활용한 신상품 개발 및 판로 확보를 위해 한국유기농연구소와 MOU를 체결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월 50만마리(300~400kg)를 생산해 연간 1억 5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여 대표는 "돈이 꿈이 되고 있는 청년들의 현실이 안타깝고 슬프다"면서 "인생을 즐기면서 좋아하는 목표를 따라 포기하지 않는다면 돈은 따라오기 마련이다. 꿈이 돈이 되면 안된다"고 말한다.

여 대표는 2016년 행복마을 사업 콘테스트에서 석화리 마을 대표로 사례발표를 통해 우수마을로 선정돼 5천만의 상금을 받는데 힘을 보탰다.

이는 매일 마을회관을 찾아 마을 주민들과 커피를 마시며 소통하고 친목을 다진 결과였다.

또한 지도자협회 활동을 비롯해 4-H 감사, 동이면 전담의용소방대 서무반장, 옥천군산업곤충연구회 총무를 맡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주민들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면서 남들 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귀농귀촌 우수례자 선정
여진혁 대표 충북서 유일

여가벅스 굼벵이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와 EPIS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발간하는 '촌에 살고 촌에 웃고' 라는 귀농귀촌 우수 사례자 20인에 선정돼 책에 실렸다.

충북도에 단 1명 여진혁 대표만이 선정됐다.

여진혁 대표는 "충북 옥천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귀농귀촌을 꿈꾸고 준비하는 이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마을에 들어와 귀농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지금도 곤충을 선택해 나름대로 농장이 알려지고 있지만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농장은 지난해 4월 '충북 곤충산업 발전방향'을 위한 브라운백미팅을 진행할 만큼 성장했다.

충북농업기술원과 충북도청, 충북남부출장소 등 총 21명이 참석해 2017년도 곤충산업 실태조사 및 남부권 곤충산업 발전전략 정책 과제에 대해 토의하고 곤충산업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이 농장은 위생적이고 청결하게 사육한 꽃벵이를 한미양행에서 생산하는 '利이라바' 꽃벵이 과립제품에 납품하고 있다.

利이라바는 '이로운 애벌레'란 뜻의 한미양행의 식용곤충식품 전문 브랜드이다.

까다로운 제약회사에 납품은 중금속 검사 및 각종 검사에 통과되야 가능하다.

허준 '동의보감'에 따르면 굼벵이 효능은 간암, 간경화, 백내장, 당뇨, 탈모 질환을 개선하고 체내의 독성을 배출시키며 혈액 순환 촉진, 어혈 제거, 이뇨 등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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