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아리랑'을 지역의 소리·레파토리로 만들 것"

조원행 청주시립국악단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1년여 동안 지휘자가 부재했던 청주시립국악단에 새로운 수장이 지휘봉을 잡는다. 1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취임한 조원행(51)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그 주인공이다. 청주 출신으로 고향에서 지휘봉을 잡게 된 조 지휘자는 30여년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선한 웃음을 가진 조 지휘자는 중·저음의 반전 목소리로 KBS 라디오 국악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10여년 간 200여편의 작곡과 500여편을 편곡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전통의 색깔을 현재에 맞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 지휘자는 충주시립우륵국악단에서 7년간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면서 '우륵의 아침'이란 곡을 만들었고, 이제 청주에서도 청주만의 콘텐츠인 '청주아리랑'을 음악곡으로 꾸며 청주만의 레파토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시민들과 공감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조 지휘자를 만나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1년여 동안 지휘자가 부재했던 청주시립국악단의 수장이 됐다. 소감은 어떤가?

-제가 나고 자란 고향의 시립국악단 지휘자로 근무하게 돼 영광스럽다. 반면 책임감도 큰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국악단이 아픔과 상처도 있었지만 소통으로 함께할 것이고, 시민들에게도 국악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자 노력할 것이다. 또한 4개 예술단이 협업하며 공연하기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어 너무 좋다. 제가 갖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해 국악을 친숙하게 만들고 싶다.
 

▶오는 7일 3·1운동 100주년 및 제12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취임공연이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새로운 100년을 위한 상생'을 주제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취임후 첫 공연이기 때문에 더욱 신경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국악의 정통성, 창작국악과 대중적 음악을 적절히 담아 국악을 익숙하게 할 것이다.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담아 첫 무대로 '대지'를 선보이고 뮤지컬과 청주아리랑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국민가수 인순이를 초청해 국악과의 콜라보 무대도 기대해 달라.
 

▶2011년 아리랑 세계화사업 전국공모에서 '청주아리랑'으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를 활용한 연주 계획은?

-빠르면 올 하반기에 우리만의 콘텐츠를 활용한 대작을 올릴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지원 가능한 비용 등을 고려해 작품을 제작하고 싶다. 저는 공간에 대한 욕심도 있기 때문에 영상 등을 활용해 남들이 다 하는 콘텐츠 말고 청주에서만 볼 수 있는 '우리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활용한 관광 코스도 개발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것이 지역을 위한 길이고 지역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취미는 어떤 것이고 좋아하는 문구나 좌우명으로 삼는 것이 있는지?

-전업 작곡가 시절 새벽에 곡을 쓰던 습관이 있어서 그런지 새벽 4시에 일어나 곡을 쓰거나 그동안에 썼던 음악을 다시 듣는 것이 취미라고 할 수 있다. 새벽 시간이 집중력이 좋아서 곡을 쓰다 보니 다른 것을 많이 할 시간이 없었다. 간간히 당구와 볼링을 즐기고 있다.

'착하게 살자'를 소리나는대로 적은 '차카게 살자' 티셔츠 문구를 본 적이 있다. 고 3때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가 그렇게 착하게 사셨다. 늘 선하고 남들에게 베푸셨던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저도 남들에게 많이 베풀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원행 청주시립국악단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

▶지휘 할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잘하는 단원을 다독거리고 조금 부족한 단원을 격려해 한 사람의 소리가 뛰지 않고 앙상블을 잘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음악적인 경험으로 단원들과 소통으로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역할에 신경쓸 것이다.


▶국악계 흐름에 대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연주할 수 있는, 국악계의 흐름 안에서 청주시립국악단의 존재감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바탕을 만드는 것이 지금의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음악을 즐기면서 만들어 타 지역에서 러브콜이 올 수 있도록 청주시립국악단만의 레파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은 남들이 하는 것을 늘 갖다 쓴 것이다. 서양음악에 치우친 한국음악은 제가 할일은 아니라고 본다. 국악단이 어떻게든 하나가 돼서 그 존재감이 살아나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청주시립국악단에 취임해서 보니 서양악기가 반을 차지하고 있더라. 국악과 출신들의 꿈이 국악단에 들어가는 것인데 관련학과도 없어진 시점에 서양악기가 반이나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꿈을 펼치기에는 더욱 어려운 현실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만의 앙상블, 우리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청주시립국악단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이번 취임 공연의 주제인 '상생'처럼 소통과 상생이 어느 단체나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앙상블을 하는 저희는 하모니가 중요하고 서로의 균형을 잘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단원들간의 소통, 호흡을 원만히 풀어가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한다. 지난 한해 동안 객원지휘 체제였는데 더 좋은 소리로 잘 다듬는 역할을 하고 싶다. 또 청주시립국악단이 대외적으로 더 굳건한 입지를 다지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경기도 수지에 형제봉이라는 봉우리가 있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우리 단원들도 마찬가지다.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단원들을 살피는 지휘자가 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소리 파트가 약한 우리 국악단에 소리 부분도 강화할 것이다. 이와 함께 '예향의 도시 청주'를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 또한 계층에 따른 음악회를 개최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선사하고 싶다. 먼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가칭 국악은 내친구 프로그램을 통해 창극을 선보이기도 하고 국악기를 소개하는 코너를 만들어 교육적으로 국악에 대한 친숙함을 이끌어 낼 계획이다. 이어 청소년을 위한 공연, 다문화 여성을 위한 공연,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 등 계층별로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음악회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주만의 소리, 청주만의 레파토리'를 만들어 청주의 소리가 한국의 소리가 되고 이것이 곧 세계의 소리가 되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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