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 / 송승언
의자에 앉아 총을 들고 있었다.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꿈을 꾸었다.
꿈의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숲에서는 자꾸 길을 잃었다.
아직 죽지 않은 부모님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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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총을 소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총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총이 셰계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무의식적으로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나는(우리는) 무슨 죄를 짓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나? 잠시 자신을 뒤돌아 보지만 그것은 실체가 없이 텅 비어있다.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는 문장에서 주어가 한없이 생략되었음을 주목하기 바란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숲에서 자꾸 길을 잃는지도 모른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건 무슨 지극한 효심 때문이 아니라, 그러한 원죄 의식의 발원지를 말하려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암튼, 앞으로는 총을 들고 의자에 앉지 말자. / 최호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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