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부에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적합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유관순 열사에게 최고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가 서훈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2019년 올해는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3·1절 100주년에 즈음해 동 시대를 함께 해 온 독립열사들과 그 후손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또 어떨까? 우리는 이즈음 얼마나 이들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을까를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한 공중파 방송에서는 해외거주 일제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삶을 조명한 '신년 기획시리즈'가 방영됐었다. 연해주 거주 독립투사의 손자와 가족들의 팍팍한 생활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그들의 선조는 독립운동을 적극지지하며 전 재산을 독립 운동에 썼던 독립운동가였지만 독립자금을 댄 사실이 일본군에 포착돼 총살된 뒤 자녀들 마저도 대부분 총살되거나 수용소 생활을 했으며, 현재 그의 손자만이 남아 우리 정부의 지원금마저 끊긴 채 침대도 없는 단칸방에서 궁핍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였다.

그들과 후손들이 일제에 당했던 치욕스런 아픔과 뼈를 깎는 듯한 고통, 피로 점철된 일제 강점기하에서 조국 광복을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린 그 숱한 독립선지자들의 영욕(榮辱)의 삶을 어찌 다 거론하고 거명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럼에도 아직도 간도를 위시한 연해주 등지에만도 많은 그들의 후손과 독립운동 근거지며 흔적들이 미진한 연구와 함께 버려지고 방치되고 있다하니 세계10위권 경제 강국 운운하는 우리모두가 자괴감(自愧感)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기필코 찾아내야 하고 기록해야 할 것이고, 찾아내야 할 것이다. 그분들의 유해, 뼛조각 하나라도, 너덜해진 그들의 투사시절 옷고름 하나라도 소홀히 버려지게 해선 안 될 것이며, 열렬히 염원하며 불사지른 독립운동의 흔적과 유적지들, 그분들이 숨 쉬고 활동했던 흔적이라면 표지판이라도 세워 후대를 위한 교훈으로 새길 수 있도록 국가적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br>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국가를 위해 일신을 바친 분들에 대해서는 여하한 경우라도 반드시 국가가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 정부만의 의지로는 부족하다면 국회와 우리모두의 범국민적 동참과 함께 예산으로 적극 뒷받침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더 이상 그들과 후손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국가를 위해 위국헌신(爲國獻身)한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와 보상은 미래의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지름길일 것이다.

매년 3·1절이나 8·15 광복절이 돌아오면 의례적인 행사로 분주하고 요란스러웠지만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한 독립유공자들과 합당한 예우를 받지 못해 가난을 되물림 받아 힘들어하는 그 가족들에게는 더 가슴을 치고 눈물 흘리는 날일 것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고귀하고 숭고한 희생은 반드시 국가가 거두고 지켜준다는 원칙과 신뢰가 이 땅에 정착되어 질 때에 진정한 3·1정신이 계승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한 애국정신이 되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3·1절 100주년을 맞아 더 이상 이땅 독립의 초석이 된 분들과 그들의 후손에 대한 대우에 소홀함이 없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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