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최익성 경영학 박사·플랜비디자인 대표

기업은 지속성장을 위해 내적 성장(internal growth) 전략, 외적 성장(external growth) 전략 등 두 가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내적 성장은 기업이 내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외적 성장은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불확실성(不確實性, uncertainty)과 복잡성(複雜性, complextity)이 시대를 관통하는 단어가 되었다. 경제의 성장 속도는 둔화되고 있고, '위기'라는 단어는 상시화 되었다. 전략이란 선택과 집중이며, 선택과 집중이란 결국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기업조직은 내적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

내적 성장을 위해서는 관리는 버려야 한다. 관리는 산업화 시대의 산물이다. 관리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관리'라는 단어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경영학자 앙리 파욜 의해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관리를 실제로 적용한 사람은 프레드릭 테일러이다. 그는 '과학적 관리법'이라는 유명한 책을 통해 조직구조의 원칙을 소개했다. 테일러는 관리가 사고와 실행을 분리하는 과학의 정수라고 말했다.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 노동자를 '사고'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가 테일러의 주장이다. 이 생각이 조직론의 표준이 된다. 기획과 실행을 분리한 것이다. 이런 방식이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게 된다. 세상은 바뀌고 있는데 여전히 우리는 관리라는 방식으로 조직을 지배하고 있다. 100년 전의 방식은 현재 유효하지 않다. 느리고 경쟁도 없던 대량생산 시장에서 경쟁이 극심한 대량생산 시장으로 변했다. 관리의 황금시대는 이미 1970년대에 말을 막을 내렸다.

세상은 복잡해지고 있지만 우리는 안타깝게도 이미 기존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명령과 통제의 조직구조를 바꿔야 한다. 이것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의사결정 구조를 탈중앙화 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중앙집중식 의사결정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기존의 조직 관리 방식을 제거하고 피라미드로 돌아가려는 힘을 잘 견제해야 한다.

외재적(extrinsic) 동기가 아닌 내재적(intrinsic) 동기에 집중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현재의 성과 평가/보상 제도의 근간이 되는 철학은 당근과 채찍이다. 당근과 채찍 같은 보너스를 통한 동기부여는 인간의 이기적 행동만을 촉발시킨다. 팀이 어찌되거나 회사가 어찌되는 것은 상관없이 나는 평가 잘 받고 보너스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을 한다. 내부의 동료나 다른 부서를 경쟁자로 생각하게 만들어버린다. 사람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문제이다. 내적 성장을 위해서는 내적 성장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가족들과 성과평가를 하지 않는다. 수평적 관계에서는 평가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익성 플랜비디자인·트루체인지연구소 대표
최익성 플랜비디자인·트루체인지연구소 대표

탈중앙화된 자율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을 만들어야 한다. 자율조직이란 지시와 관리를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태가 회사의 앞날에 지속되도록 놔 두어서는 안된다. 이제 그만 해야 한다. 기능 중심의 조직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 기능 조직에서 사일로는 당연하게 만들어진다. 역시 인간의 잘못이 아닌 구조의 잘못이다. 기능 중심 조직을 해체하고 다기능팀을 만들어야 한다. 산업화 시대에는 옳았지만 복잡성의 시대에는 작동하지 않게 되어있다.

내적 성장을 위해서는 치열함과 탁월함을 추구해야 한다. 대충 대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자율은 편암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율은 책임과 함께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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