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예로부터 치산치수는 왕도 정치의 핵심이었고 근대 민주국가에 들어와서도 국가의 최우선의 정책이다.

이러한 치산치수에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50여 년 동안 산을 잘 관리하여 세계가 부러워하는 인공 삼림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치수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요즈음은 지구의 기후변화와 온난화 현상으로 많은 기후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비가 전혀 오지 않던 사막에 폭우가 쏟아지거나 비가 적당히 내리던 지중해성 기후 지역에서도 몇 달간 비가 오지 않아 산불이 빈번하는 등 예측 불허의 기후 재앙이 수시로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수자원의 관리와 댐의 활용은 아주 중요하다. 그 중요성 면에서 공주보도 마찬가지이다.

공주보는 공주 주변과 멀리는 예당저수지까지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충청 농민의 젖줄이다.

보 해체시 작년과 같은 가뭄에 어떻게 농사를 짓겠는가? 이는 환경의 문제를 넘어선 농민의 생존권의 문제이다. 더욱이 뚜렷한 가뭄 대책이 없는 무조건적인 보 해체, 철거를 생각하는 발상은 이해 할 수 없다.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또 하나 공주보의 물은 우리의 자랑인 공산성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 공주를 아름답게 해 주는 경관 자원으로 공주를 아름다운 수변 도시로 만들어 주며 백제문화제 기간 중 축제를 빛나게 하는 천혜의 자연 자원이다.

이와 같이 귀중한 물 자원과 천혜의 경관 그리고 시민의 생명선인 공주보를 시민의 의사는 전혀 들어보지도 않고 해체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공주보가 물이 고여 썩기 때문에 헐어야 한다면, 서울 시민의 상수원인 팔당댐도 헐어야 하고 충청인의 상수원인 대청댐도 헐어야 한다.

유엔이 인정한 물 부족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물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까 하는 치수정책이 맨 먼저야 하는데 물이 고이면 썩는다고 흘러 보내고 나면 그 다음 가뭄 시에는 어찌 할 것인가?

현재의 공주보의 기능만으로도 수질을 정화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필요시 가두어 농업용수, 경관용수로 쓰고 가을 이후 물이 필요하지 않을 때 배수 갑문을 열어 수질을 개선하면 된다. 하천의 오염은 고여서 썩는 것이 아니라 지천에서 흘러오는 오폐수 때문이다.

우리 충청인의 젖줄이고 생명선인 금강은 예로부터 충청인의 삶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으며, 현재의 금강에 설치된 각종 구조물도 이미 우리의 삶과 깊이 연결되어있다.

공주보는 국가의 재산인 동시에 공주인의 재산이다.

'강물은 흘러야 한다'는 환경론자들의 단순 논리와 과거 정권의 적페라고 보를 부수어야 한다는 감정적이고 보복적인 정부의 계획은 백지화되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국가의 백년대계, 최고로 중요한 물 관리 문제를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접근하여야지 단순 논리나 감정적, 보복적인 발상으로 추진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불행한 일이다.

이명박 정권 당시 1~2년에 걸쳐 마치 전쟁 하듯이 4대강 보를 막은 것은 분명한 졸속이고 환경 파괴이다.

그런데 7년 간 활용한 보를 1~2년의 조사로 때려 부수는 것은 졸속이 아니고 환경 회복인가? 최소한 3~5년 더 이상의 장기적인 관찰과 모니터링을 해야겠고 어떻게 하면 현 상황에서 환경을 유지하고 인간에게 꼭 필요한 물을 적절히 활용할까 하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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