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해부터 'A형 간염'이 확산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적으로 중부권에서 발생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충청권의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우려스러운 지경이다. 올들어 확인된 감염 환자수에서 충청권 4개 시·도가 전국 최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더구나 발생상황이 가장 안좋은 대전시는 발생률이나 환자숫자에서 다른 지역과 비교가 안될 정도이며, 세종·충남·충북 등도 상대적으로 두드러져 충청권 전역에서 예방 홍보활동 강화 등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과 활동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혈액에 의해 감염되는 다른 간염과 달리 'A형 간염'은 감염자와의 접촉과 함께 오염된 물과 음식을 매개로 전파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집단발생 가능성 등 사회활동으로 인한 감염 확산에 주의해야 한다. 이런 까닭으로 발생 즉시 방역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제1군 감염병으로 지정됐으며 실제 지난달 청주의 한 사업장에서 4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지금도 확산되는 추세다. 이 병은 발열과 식욕부진, 피로 등의 증상과 더불어 고령자 등에게서 황달이 동반되며, 드물지만 합병증이 발생하면 장기간 치료를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감염 초기 감기·몸살과 증상이 비슷해 확산차단이 쉽지 않다.

이같은 'A형 간염'이 충청권에서 기승을 부리는 것인데 인구 150만명인 대전시의 전체 발생환자 수가 인구 1천만명인 경기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정도다. 환자 발생률을 보면 대전은 인구 10만명 18명에 가깝고, 세종시도 10명을 훌쩍 넘어 전국 평균의 4배를 웃돌고 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충남과 충북도 전국 3, 4위를 기록하는 등 현재 충청권은 벌써부터 경고등이 켜진 수준이다. 연초부터 감염이 확산되다 보니 환자수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대전은 벌써 지난해 확진 환자의 2배가 넘었으며, 세종과 충북은 지난해 전체 환자수와 비슷하다.

봄철에는 기온 상승 등으로 인해 다양한 감염병이 고개를 드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 A형 간염이 더욱 주목되는 것은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30~40대에 70% 이상 몰리는 등 환자발생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연령층이어서 감염확산의 우려를 더하는 이유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일선 학교들이 신학년에 들어가는 등 집단감염에 취약한 시기적 특성이 더해져 확산추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현 상황에 장티푸스, 이질 등 다른 감염병이 더해질 가능성도 걱정이다.

더 큰 문제는 대전을 비롯해 충청권내 A형 간염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지만 방역당국 등에서는 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와 질병관리본부가 함께 역학조사를 펼치고는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도 보고되지 않고 있다. 앞서의 청주 사업장도 아직까지 발생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당국에서는 손 씻기 당부 등 개인 위생관리에만 매달리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환자 발생 추이를 보면 적지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증세가 심각하지 않다는 이유로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는 것은 아닌 지, 보다 강화된 위생지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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