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병진 공주시 참여자치시민연대

"'친일'로 뭉뚱그릴 게 아니라 정확히 '친일매국'으로 불러야 옳다."

친일과거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에 3·1운동 100주년 뜻 깊은 행사에 부끄럽게도 아직도 박중양, 김관현 치적비가 역사적 현장인 공산성 아래에 정비되어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김모회장께서 '당신이 향토사와 시민운동을 한다면서 이걸 어떻게 보고있냐'고 질타하셨다.

친일파의 박중양과 김관현의 인간의 존재에 대해 공주시민들은 알지도 못한 채 살아왔기 때문이다.

박중양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친일매국노의 죄를 처단하고 청산하지 못한 업보다.

너무나도 친일행적이 뚜렸한 두사람 비가 말끔희 자랑스럽게 정비되어 있는 걸 보니 화가 났다.

친일청산 못한건 그렇다 치고 3·1운동 100년 유관순열사와 독립운동하시다 순국하신 선인들을 생각하면 이런 비석이 어떻게 버졌이 세워져 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본도장관박공중양불망비' 박중양의 비석에 쓰여진 글씨다.

박중양은 조선총독부 중추원 부의장을 지냈고 백작 작위를 받았으며 일본 제국의회 귀족원 의원도 지냈다. 해방 후 친일파로 몰려 반민특위에 기소되었지만 풀려난 그는 1959년 86세로 죽을 때까지 모든 호사를 다 누렸다.

그때 공주에 그 비석이 세워진 것이다.

비석을 없애는 게 아니라 그 앞에 치욕의 내용을 적은 팻말을 심어야 한다.

그래야 분노와 부끄러움과 자각을 배운다.

1897년 관비유학생으로 일본 유학 후 1903년부터 1년간 일본의 관료로 지내다 귀국하여 대한제국 관료로 생활하다 러일전쟁 때 일본군 통역으로 종군했다.

그는 경술국치 때까지 경상북도관찰사와 충청남도관찰사(장관) 등을 역임했다.

친일매국 인물이 어디 공주시에 박중양 하나만 있는게 아니다.

지금도 그런 자들의 후손이 활개치고 떵떵거리며 권력과 재력을 쥐고 있다.

공주시가 친일과거청산에 소홀하고 알면서도 그대로 비석을 '모시고' 있다는 지적이다.

3·절 100주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청산하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해야 하고 지금이라도 끝까지 캐내 청산된 역사를 다음 세대에 넘겨줄 유산이다.

그래야 지금도 당당하게 활동하는 제2, 제3의 박중양들을 색출하고 응징할 수 있다.

조병진 공주시 참여자치시민연대
조병진 공주시 참여자치시민연대

공주시는 박중양의 죄상을 낱낱이 밝힌 팻말을 그 비석 앞에 세우고 그 후손들이 두고두고 부끄러워해야 하고 깨우쳐야 한다.

또한 이번에 3·1유관순 중앙공원에 유관순열사상이 세워졌다.

그 공원의 옛 이름인 앵산공원은 일제 이름이다. 그것을 유관순공원이라 바꾸면서 일제의 흔적을 지워야지 중앙을 왜 넣는가? 앵산이나 중앙이나 일제의 표시이다.

그냥 '3·1유관순 공원'하면 될 것 아닌가.

유관순열사 동상 받쳐주는 날개격인 조각도 한쪽만 되어있어 조속히 재시공해 제대로 된 유관순열사 동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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