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육상 초석 다진 산증인

제1회 충북도지사기차지 시·군대항역전마라톤대회에서 18시간 38분 38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청주시팀(박상기 감독, 권오웅·안창모 코치를 비롯한 선수 20여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DB
제1회 충북도지사기차지 시·군대항역전마라톤대회에서 18시간 38분 38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청주시팀(박상기 감독, 권오웅·안창모 코치를 비롯한 선수 20여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충북 육상 중장거리 종목 발전을 목표로 지난 1990년부터 시작된 충북도지사기차지 시·군대항 역전마라톤대회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이에 중부매일은 오는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제30회 역전마라톤대회에 앞서 5회 기획특집 보도를 통해 대회 역사와 성과를 재조명하고 향후 과제 등을 집중 분석한다. / 편집자
 
'탕' 이상록 충북도체육회 사무국장의 출발 총성이 하늘로 울려 퍼진다. 1990년 4월 2일 오전 10시 영동군 영동로터리 출발점에서 충북 각 시·군을 대표하는 12명의 건각들은 출발신호에 맞춰 314.24㎞ 레이스의 첫발을 디뎠다.

충북마라톤 중흥의 기치 아래 중부매일과 충청북도가 공동주최한 이 대회는 이날 이후 30년 동안 충북의 끝과 끝인 단양과 영동을 오가며 1만여㎞를 달린다. 도내 마라톤 역사상 처음으로 12개 시·군을 모두 지나는 축제의 장이 열린 것이다.

당시 신문에서는 '논갈이와 과수관리로 바쁘던 농부들도 일손을 멈추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부녀회·봉사회원들이 거리마다 쏟아져 음식을 나누고 선수들을 격려했다'며 순위를 겨루는 경쟁의 모습보다는 지역민이 서로 웃고 즐기는 화합의 무대로 기록됐다.

1990년 4월 4일자 신문.
1990년 4월 4일자 신문.

실제 각 시군을 순회할 때 마다 2천여 명이 넘는 환영인파가 거리를 가득 매웠다. 특히 1회 대회 마지막 날인 4월 4일에는 영하권으로 떨어진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충주 제1로터리에 1만여 시민이 모여 선수들을 격려했다. 충북 육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지는 뜨거운 환대였다. 이날 충주시민을 대표해 출발총성을 울린 사람은 당시 충주시장이었던 이시종 충북지사다. 충주출신인 그는 이후 국회의원(17·18대) 충북도지사(33·34·35대)에 당선되며 충북역전마라톤대회와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지역축제의 장으로 충북도민을 하나로 묶은 충북역전마라톤대회는 육상 중·장거리 종목에서 충북이 전국 선두에 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구간별 기록을 합산해 시·군 통산소요시간으로 순위를 매기는 형식인 역전마라톤 대회운영 방식은 남중부·여자부·고등부 및 일반부에 고른 선수육성을 장려해왔다. 또 주최 측은 11회 대회부터 최우수신인상이 신설해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보인 선수들을 집중 육성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키워냈다. 

충북역전마라톤은 29회 대회를 개최하며 최우수선수 21명(유영진 3회, 양광석·허장규·문병승·정복은·최경선 2회)과 최우수신인상 19명, 지도자상 20명(김영필 5회, 사창현 2회, 유영진 2회)을 배출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 충북 육상은 1990년대 중반이후 전국체육대회 5천m와 1만m, 마라톤 종목 등에서 메달을 휩쓸며 실력을 증명했고 전국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경부역전마라톤대회에서 10연패의 금자탑을 쌓으면서 전국재패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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