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광규 충청북도교육연구정보원장

자녀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온 가족들이 축하하며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보다 더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를 향하셨지만 이제 학교의 문제점들이 조금씩 보이면서 쌓인 불만들이 기쁨을 슬슬 몰아내기 시작하려는 새내기 학부모님들께 몇 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우선은 자녀에게 자존심보다는 자존감을 키워주시기 바랍니다. 자존심이 높은 사람보다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의 행복지수가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있습니다. 자존감은 남과 비교하여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지만 자존감은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혹여라도 자녀를 경쟁심을 유발하여 성장하도록 하는 우를 범하셔서는 안됩니다. 경쟁은 잠깐의 효과를 가져올 지 모르지만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독과 같은 것입니다.

인공지능화 시대에 학교는 더욱 사람다운 사람을 기르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배려하는 마음, 양보하는 마음을 길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선생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거나 좋은 것만 골라서 하거나 자기의 주장만 되풀이 해서는 안됩니다. 입학 초기에 이런 부분에서 생긴 어려움들이 자녀의 입을 통하여 담임 선생님이나 친구들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되어 나오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세상의 누가 부모님보다 더 섬세하게 자녀들 돌볼 수 있을까요? 담임 교사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공평하게 대하려고 노력하시지만 모든 아이들이 교사에게 만족할 수는 없다는 점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자녀가 담임 교사나 친구들에 대하여 불만을 이야기 할 때는 그랬구나 하면서 공감적 경청을 하시되 자녀보다 더 흥분하여 자녀 앞에서 교사에 대한 비난을 하시는 것은 결코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필요하시다면 담임 교사에게 면담을 신청하셔서 같이 문제를 해결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정광규 충북교육정보원장.<br>
정광규 충북교육정보원장.

이제는 다문화 시대입니다. 교실에 다양한 피부색을 지닌 친구들이 같이 공부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해야만 하는 다양성 존중의 사회가 된 것입니다. 친구는 부모님 보다 더 오래 함께 할 중요한 인생의 동행자입니다. 자녀에게 좋은 친구를 사귀라고 말씀하실 것이 아니라 언제나 좋은 친구가 되어 주라고 권면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경제적 상태, 종교, 성, 건강, 피부색, 학업 성적 등에 대한 편견없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학교는 개인의 생각으로 경영되는 곳이 아닙니다. 또한 요구 사항이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곳도 아닙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라 학부모님들 때문에 힘들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장실과 담임교사에게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불쑥 전화하셔서 학교나 학급 운영에 대하여 못된 시어머니처럼 간섭하시는 학부형님들이 극히 일부이지만 계시기 때문입니다. 학교나 학급의 운영에 참여하시는 방법은 학교 운영위원회나 학부모회 등 정당하고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학교나 학급 운영에 대하여도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교육 공동체적 관점에서 생각하고 참여하시면 모두가 승자가 되는 학부형이 되실 것입니다.

키워드

#기고 #정광규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