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이 최근 입주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월명공원의 민간공원개발을 재검토하고 산업용지로 개발해 달라는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월명공원 일원. 청주산단 입주기업들이 월명공원 민간공원개발 사업의 대안으로 청주산단 경쟁력 강화사업과의 연계 방안을 제시했지만 경쟁력 강화사업에 포함시킬 경우 추가되는 개발 비용은 청주시가 부담해야 한다. / 김용수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이 최근 입주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월명공원의 민간공원개발을 재검토하고 산업용지로 개발해 달라는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월명공원 일원. 본 사진은 칼럼과 관련이 없습니다. / 김용수

최근들어 국민들의 건강과 생활을 위협하는 대기오염의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민들의 쉼터이자 도심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청주시내 도시공원 문제가 일정부분 진전을 보이고 있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민·관 거버넌스가 개발방식에 대한 기본 합의안을 마련한 것인데 앞으로 갈 길은 멀지만 참여자들의 합의속에 출발을 하게 돼 관심을 끈다. 더구나 도시계획시설이지만 오랫동안 집행되지 않은 도시공원 개발의 경우 해당 토지주의 직접적인 이해가 걸려있어 공동의 이익을 위한 행보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첫걸음이랄 수 있다.

내년 7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자동 실효) 시행에 앞서 이에 해당되는 도시공원을 살리기 위한 이번 합의로 자칫 우려되는 난개발과 그렇지않아도 부족한 녹지축소 등의 문제를 해결할 단초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민간개발 특례사업 대상 공원의 경우 회색빛 도심속에서 숨통을 틀 수 있는 몇 안되는 생명줄 같은 존재들이다. 공원별 대응방식 등에 대한 추가 논의가 진행돼야 하겠지만 법과 행정력이 지키지 못해 개발논리와 보존논리가 맞부딪히는 곳에서 최소한의 공원역할이 이뤄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기대되는 성과도 그렇지만 이번 합의가 더욱 두드러지는 것은 이해관계가 엇갈린 현안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가진 이들이 머리를 맞대어 해법을 마련하는 사회적 합의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얼마전 있었던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택시·카풀 합의'에서 보듯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일수록 접점을 찾아가는 이해당사자들의 협의과정이 더 필요하다. 이같은 관점에서 다수의 시민들과 전문가, 공무원, 의회의원이 포함된 민·관거버넌스가 중심이 돼 일을 추진하는 만큼 향후 논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얽혀있던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의 실타래가 가닥을 잡아가는 중에 청주시에서는 만들어진지 오래된 낡은 도시공원의 새단장과 함께 6곳의 도시공원을 새로 조성하겠다고 한다. 현재 공원이 없는 주거밀집지역이 대상인데 이미 몇 곳은 토지보상이 추진되고 있고, 올해도 이어질 예정이어서 사업추진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도시공원을 살리고, 공원이 필요한 곳을 찾아 새로 만들고, 오래된 도시공원은 나름의 특성을 갖춘 자연친화형 공원으로 꾸민다면 정주여건과 밀접한 청주시 생활환경이 어느정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청주시 도시공원 전망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카풀'의 사례처럼 사회적 합의가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다 끌어안을 수 없다. 또한 지난해 건축 인·허가 면적이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최대일 정도로 도시개발이 많은 만큼 줄어드는 정도를 넘어선 공원 확대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대기오염이 당장의 화두가 된 상황에서, 청정환경은 살기좋은 도시가 되기 위한 첫번째 조건이 되고 있다. 더구나 청주는 공기질면에서 전국 최악이란 오명을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겠지만 우선 도시공원을 살리는데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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