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찬 계획… 변죽만 요란
일자리 1만개 창출 등 물거품… 시민 "세금 낭비" 비판

충주시의 사업 중단으로 황무지처럼 변해버린 당뇨작물 시범재배단지.
충주시의 사업 중단으로 황무지처럼 변해버린 당뇨작물 시범재배단지.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충주시가 세계 유일의 당뇨바이오 특화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변죽만 요란하게 울린 채 많은 인력과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낳았다.

충주시 지난 2015년 5월 12일 충주시청 탄금홀에서 '충주 당뇨 바이오 특화도시 원년선포식'을 열었다.

시는 당시 각종 인프라를 연계한 당뇨캠프와 당뇨학교 등을 운영해 체류형 힐링관광객을 유치하고 맞춤형 당뇨관리 및 힐링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타운 조성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모두 중단된 상태다.

또 당뇨에 효능이 있는 농작물 선별과 시범재배, 재배법 농가전수 등을 통해 농가의 고부가가치 농산물 생산을 지원하고 이를 활용한 당뇨효능 기능식품과 당뇨식단을 개발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2017년과 지난해 각각 4억원씩 8억 원의 시비를 확보, 중앙탑면 가흥리에 도유지 4만3천㎡를 임대해 시범단지로 정하고 지난해 구찌뽕과 비타민나무, 보리, 녹두 등을 심었지만 기반시설 조성비 등으로 무려 4억7천여만 원을 투입한 채 사업을 중단했다.

또 중장기 목표로 당뇨관련 산학연관 지식클러스터 조성과 다양한 정부 연구과제 수행 및 창업지원, 보건인력 재교육을 통한 당뇨전문가 양성, 당뇨 스마트헬스케어사업 등을 추진키로 했지만 이 계획도 슬그머니 접었다.

시는 당시 일자리 1만 개, 유입 인구 10만 명, 경제효과 4조 원 등 당뇨바이오 비전을 실현한다는 장밋빛 구상을 밝혔지만 모두 물거품이 됐다.

2016년에는 당뇨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개발과 관련 기업 육성, 당뇨치료술 연구개발을 지원한다며 조길형 시장을 이사장으로 하는 충주당뇨바이오진흥재단을 발족시켜 2명의 직원까지 채용해 국제박람회 개최 등을 추진했지만 시정조정위원회가 지난해 재단의 역할에 대한 문제점을 들어 해산을 결의했다.

당초 당뇨바이오사업 추진을 위해 '당뇨바이오추진단'을 신설했던 시는 다시 '당뇨바이오산업과'로 명칭을 변경한 뒤 슬그머니 당뇨라는 이름을 없애고 '바이오산업과'로 부서 명칭을 또 다시 바꿨다.

특히 4년여 동안 부서의 책임자인 단장과 과장이 무려 6명이나 바뀌어 정책의 일관성과 전문성에 대한 문제도 논란이 됐다.

시는 그동안 당뇨 관련 각종 사업 추진과 용역비 등으로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결국 충분한 검토없이 의욕만 갖고 출범한 '충주 당뇨바이오 특화도시'는 엄청난 인력과 예산만 낭비한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됐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뇨산업화가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으로 사실상 중단하게 됐다"며 "현재 당뇨관련 단순한 업무는 보건소로 이관한 상태"라고 말했다.

주민 김모(52·충주시 안림동)씨는 "충주시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조언이나 제대로 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며 "자치단체가 주민들의 혈세를 마치 쌈짓돈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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