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장영재 단양읍 산업팀장

시골지역 읍면사무소는 하루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며 이야기를 만든다.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읍면사무소는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었지만, 최근에는 주민자치가 활성화 되면서 다양한 기능을 담당한다.

그렇다보니 읍면사무소는 각종 증명서 발급과 신청, 여가활용 등 수많은 이유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다녀간다.

그 중에서도 매일같이 방문하며 마음과 눈길을 끄는 단골손님들이 있다.

최근 발령받고 온 이곳에도 어김없이 매일같이 방문하며 직원들과 친숙한 몇몇 단골손님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사람들 중 도장을 찾거나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며 찾아오시는 팔순 쯤 돼 보이는 할머니 한 분이 유독 눈에 띄었다.

아침이 되면 황급히 달려와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한 눈에도 건강이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발길이 뜸해지면 잘 게시나 하고 걱정이 들다가,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면 말 몇마디 해보지는 않았지만 반가운 마음과 다음에 오시면 따듯한 차라도 한잔 대접해야겠다는 다짐까지 갖게 된다.

단골손님은 그 할머니 말고도 유독 기억에 남고 걱정이 되는 분이 몇몇 더 있다.

장영재 단양읍 산업팀장
장영재 단양읍 산업팀장

옥황상제를 자청하며 늘 상을 주셨던, 지금은 고인이 된 감골아저씨, 한껏 멋을 내고 민원실에 앉아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들려줬던 경래라는 이름의 다운증후군 청년 등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들을 생각하면 읍면사무소라는 곳이 주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휴식처이자 안식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리다 보니, 앞으로 읍사무소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과 함께 더욱 친절하고 포용력을 갖춘 공직자가 되어야 만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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