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행
  • 중부매일
  • 승인 2019.03.14 1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침뜨락] 이종완 소통강사·작가

얼마 전 나는 쉽지 않은 독특한 여행을 경험했다. 동갑내기인 처형, 손아래 처제 둘, 아내와 함께 제주도를 다녀왔다. 결혼 이후 아내의 자매들과 동행하는 여행은 처음이라 3박4일 함께 했던 시간 여행은 특별했다.

여행이 행복한 이유를 서울대 최인철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여행은 스스로 원해서 하는 자발적 행위이고, 업무와 달리 성과가 평가되지 않기 때문에 유능감에 대한 위협이 적으며, 대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하는 관계재(relational goods)이기 때문에 관계를 강화해준다. 여행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행복은 극대화된다. 일정, 숙소, 볼거리, 먹거리를 찾고 기획하는 일을 통해 자율성, 유능감, 그리고 관계의 유대감이 충족되기 시작한다."

이번 여행의 행복은 일로부터 해방되는 편안한 시간, 입 호강을 느끼게 해준 맛난 음식, 손위 형님과 동갑내기인 동서들의 흉을 불편함 없이 들을 수 있는 건강한 관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눈 호강을 누리게 해준 아름다운 경치의 합작품이다. 다섯 명의 동행자가 동시에 공중 부양하는 모습을 인생 샷으로 남기겠다는 일념으로 잔디밭에서 숨을 헐떡거리며 줄넘기하듯 수십 번 뛰어올라 기진맥진했던 경험과 모델이라도 된 듯 이상야릇한 포즈를 취할 때마다 깔깔거리며 인생화보를 남기려 했던 순간들도 행복한 시간으로 회상된다.

삶은 경험을 해석하고 재해석하는 연속적인 과정이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현재 순간을 '경험하는 자기'와 나중에 그 경험을 회상하면서 새롭게 재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기억하는 자기'가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에도 지금 현재의 만족과 기분을 추구하는 '경험하는 자기를 위한 행복'과 삶 전체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기억하는 자기를 위한 행복'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은 '경험하는 나'와 '기억하는 나'를 만나고 '경험하는 나를 위한 행복'과 '기억하는 나를 위한 행복'을 추구하는 시간으로 재해석되어 축복으로 다가온다.

이종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이종완 소통강사·작가

행복한 사람은 돈을 버는데 시간을 쓰기보다 시간을 버는데 돈을 쓴다. 최근 하버드 대학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은 '시간을 벌어주는데 돈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행복한 사람은 시간으로 물욕을 채워 소유하기보다 여행, 운동, 수다, 걷기, 먹기, 명상 등의 경험을 사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어떤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만큼 냉정한 인생시간에 사는(buy) 것이 달라지면 삶(live)이 달라진다. 행복한 사람들이 다르게 사는(live) 이유는 사는(buy)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개방성을 '한 개인의 정신적·경험적 삶의 넓이와 깊이, 그리고 독창성과 복잡성'이라고 정의한다. 낯선 공간과 시간이 더해져 삶의 지혜를 빚어내고 개방성을 확장시켜주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의 묘미는 삶의 좌표가 제대로 설정되어 있는지, 삶의 좌표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삶의 민낯을 통해서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시간에 있다. 여행은 자신의 감정을 탐색하여 자기이해를 도모하고 삶을 통찰하는 시간을 통해서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측면에서 '인생상담사'다. 행복한 삶은 인생시간을 여행하며 돈으로 시간과 경험을 사는 일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