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시내버스 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청주시내버스 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연초부터 물가불안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중교통요금이 잇따라 올라 서민 살림살이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은 서민들이 경제·사회활동을 하는 데 동반될 수 밖에 없는 요인이어서 이들의 요금인상은 서민 가계에 적지않은 부담이 된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와 일자리 감소로 인해 가뜩이나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로서는 생활필수품 가격인상에 이어진 교통요금 인상에 대해 좀 더 신중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대중교통과 관련된 요금인상은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비슷한 처지인데, 충북의 경우 청주택시요금이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늦은 오는 23일부터 13.2%가 오르게 된다. 기본운임이 현재 2천800원에서 3천300원으로 500원 일괄 인상되고, 거리요금도 오르는데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택시운임 조정을 위한 용역과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쳤다고 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 택시요금인상에 따른 운행 관리기관 청주시의 대책은 '미터기 교체·변경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서민의 발'이라는 시내버스요금도 조만간 시·군별로 일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충북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도내 시내버스·농어촌버스 요금인상을 충북도에 요청해 이에대한 용역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시·군별 요금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공청회와 관련 심의위원회를 거쳐 결정되겠지만 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인상 폭인데 청주지역 33.8%, 도농 통합지역 44.6%, 군지역 77.7%가 조합측의 요구안이다. 5년여만에 이뤄지는 요금인상이고 조정을 염두에 뒀겠지만 인상요구 폭이 그야말로 천정부지다.

그나마 대체교통편이 다양한 시내권과는 달리 선택의 폭이 좁은 시외·고속버스요금의 경우에는 사전 고지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요금인상이 이뤄졌음에도 모르는 시민들이 대부분이다. 3월1일자로 단행된 버스요금 인상으로 일반 시외버스의 경우 전국적으로 평균 13.5%가, 고속 시외버스는 7.95%가 상향돼 청주가경터미널에서 남서울, 강남행이 일반 8천300원으로 올랐다. 고속버스는 청주에서 강남터미널까지 시외버스 요금과 같은 금액으로 올렸다. 하지만 이를 많이 이용하는 대학생 할인이 중단돼 요금 부담이 다른 이용자에 비해 더 커지게 됐다.

올들어 잇따르고 있는 대중교통요금 인상 요인은 한결같다. 업계의 경영상 어려움이 누적돼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른 물가인상을 감안하면 일견 수긍이 가기도 한다. 그러나 대중교통요금 인상은 그 어떤 품목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장이 크다. 그동안 물가를 붙잡고 있었던 기름값이 상승세로 반전된 상황에서 대중교통요금 인상은 서민경제를 옥죄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생필품 등 최근의 물가인상도 버거운 판에 다른 생활 물가들이 들썩거린다면 우리 경제는 더 얼어붙게 된다. 성장기에도 물가 불안은 경제의 최대 난제인데 침체기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불보듯하기에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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