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김금란 부국장·교육부장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하지만 학교 교육정책이 요동치고 있다. 요동치는 교육정책에 불안감을 느낀 학부모들은 공교육에 대한 믿음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는 내 자식을 최고로 키우겠다는 신념과 맞물려 사교육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충북도내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과 사교육비 증가율이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충북 공교육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충북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4천원으로 1년 사이 28.4%나 급증했다. 전국 평균 증가율인 7%보다 무려 네 배 이상 높고, 전국 시도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같은 충청권인 대전(-2.0%)과 충남(-0.8%)의 사교육비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충북의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도 69.4%로 전년의 63%보다 6.5%포인트 증가했다. 이마저도 전국평균인 1.7%보다 네 배가량 많았으며,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충북은 지난해 사교육비로 총 5천143억원을 지출했다. 2017년 사교육비 4천107억보다 무려 1천36억원이 증가했다. 증가율만 계산하면 25.2%로 세종(29.1%)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학교 급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초등학생이 22만5천원, 고등학생이 23만6천원, 중학생이 29만1천원, 일반고가 30만7천원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일반고 학생이 가장 많았다.

사교육 시장을 키우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다. 김병우 교육감은 신년기자회견에서 현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미래사회를 대비한 교육혁신을 제시했다. 김 교육감은 스토리만으로도 대학을 진학할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수시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교육당국조차도 입시정책에 갈지자를 보이는 마당에 학부모들은 자녀의 입시지도를 학교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녀 셋을 대학에 보낸 한 학부모는 막내의 입시상담을 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담임이 왜 지원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지 않고 왔느냐고 면박 아닌 면박을 줘서 당황스러웠다는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는 학부모들이 사전에 사설 또는 전문 입시기관과의 진로·진학상담 받은 것을 전제로 하고 학교에서의 상담이 이루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번 발표에서 처음으로 진로·진학 학습상담 비용을 사교육비로 집계한 것도 이를 반증하고, 학종을 비롯해 수시전형 비중이 높아지며 입시컨설팅 수요가 늘어난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진로·진학 학습상담 비용 전국 총액은 616억원으로, 고등학생이 324억원으로 가장 많앗고 전년도 대비 28.4% 급등했다.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이번 조사결과가 발표난 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교육단체들은 현 교육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도교육청도 TF를 구성해 공교육 내실화로 사교육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올해 사자성어로 '앵행도리(櫻杏桃梨)'를 선정했다. 성장 속도와 개성, 소질을 존중해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김 교육감의 '앵행도리' 교육철학이 사교육 경감을 위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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