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대항 마라톤 '강호축' 밀알돼야
시·군대항 마라톤 '강호축' 밀알돼야
  • 중부매일
  • 승인 2019.03.1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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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과 충북육상경기연맹이 주최하는 제29회 도지사기차지 시·군 대항 역전마라톤 대회 마지막 날인 5일 각 시·군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제8소구간(제천~신백동)에서 힘찬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 김용수
지난해 열린 제29회 도지사기차지 시·군 대항 역전마라톤 대회 마지막 날인 각 시·군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제8소구간(제천~신백동)에서 힘찬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 중부매일DB

올해로 30회째를 맞은 충북도지사기차지 시·군대항 역전마라톤대회는 충북 최남단 영동에서 최북단 단양까지(격년제로 출발지를 맞바꿔) 800리길을 잇는 대장정이다. 이 대회가 그동안 남긴 족적으로는 표면적으로 충북을 대한민국 중·장거리육상 및 마라톤의 산실로 만들었다는 점과 그에 따른 육상스타 발굴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대회가 거듭되면서 직접 연결되는 교통편도 없고, 교류는 물론 만남조차 쉽지 않았던 충북 북부와 남부지역의 동질감을 일깨우며 충북육상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하나가 되는 무형의 결실을 얻고 있다.

시·군대항으로 치러지는 대회 특성에 따라 대회 초반부터 자치단체간 치열한 경쟁이 일었으며, 이는 곧 충북육상 발전으로 이어졌다. 이 대회가 촉매제가 된 지자체들의 잇단 육상실업팀 창단과 투자는 대회를 뜨겁게 달구면서 시·군의 실력이 상향평준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를 바탕으로 충북육상은 전국 시·도대항전으로 치러지는 경부역전마라톤대회 10연패, 최근 18번 대회에서 17번 우승 등의 대기록을 쌓으며 대한민국 중·장거리 육상을 견인하는 위치에 올랐다. 이러한 성과의 밑바탕에는 선수들과 마음은 나누었던 도민들의 열정과 성원이 자리했다.

인구로나, 경제적으로나 전국대비 4%에도 이르지 못하는 충북이 전국의 광역단체들을 번번이 물리치고 정상을 계속 차지한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 그것도 과거 부정선수 등 불·탈법이 만연했던 다른 전국대회와는 달리 순수한 충북의 자원을 발굴·육성해 거둔 성과인 만큼 그 가치는 더 의미있다 할 것이다. 또한 이같은 과정속에서 탄생한 유영진, 신현수, 이경호, 김성은, 최경선 등 여러 육상스타들은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벼랑끝으로 내몰리던 대한민국 육상을 지금까지 버티게 한 한 축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제 시·군대항 역전마라톤은 대회 존속을 걱정해야 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자원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일부 시·군의 경우 오래전부터 선수단 구성에 애를 먹고 있다. 더구나 힘든 운동으로 인식되고, 인기·돈과 멀다는 이유로 어린 선수들의 참가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 만큼 이 대회에 대한 도민들의 뜨거운 성원과 각별한 애정이 필요하다. 시·군의 명예를 짊어진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누가 뭐래도 이 대회는 대한민국 육상의 버팀목이며, 충북의 자랑인 것이다.

그동안 충북 최남단과 최북단을 연결해온 이 대회는 이제 마라톤이라는 스포츠를 통해 강원과 호남간에 소식을 전하는 전령사이자, 충청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강호축의 밀알이 돼야 한다. 충북의 남북단 양 지역이 여전에 그러했듯이 호남과 강원은 같은 나라안이지만 물리적으로, 심정적으로 멀기만 하다. 그것이 어떤 방식이나 모습이던 간에 국토의 북동부와 남서부를 잇는 길은 넓어져야 한다. 출발할 땐 엄두가 나지 않더라도 달리고 달리다 보면 그 끝에 이르게 된다. 충북의 시·군대항 마라톤이 그 끝과 끝에서 호남과 강원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출발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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