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번 연구 끝에 '비누'로 실현한 피부 건강

[중부매일 이규영 기자] 화학 합성물 소재를 빼놓고 효과가 뛰어난 세정제를 만들 수 있을까. 라파로페 황기철 대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대답한다. 그가 3천번의 실험을 통해 얻어낸 독창적인 비누 베이스 제조기술은 '천연물'만으로 일반적인 세정력을 넘어 피부 건강과 고농축 아로마테라피까지 효과가 확장됐다. 황 대표를 만나 에코바이오 비누 연구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라파로페 황기철 대표가 새로 출시한 딸기, 클로렐라, 어성초 비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라파로페 황기철 대표가 새로 출시한 딸기, 클로렐라, 어성초 비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누에 들어가는 합성 계면활성제나 글리세린은 일시적인 보습감을 제공합니다. 사용 후에는 더 건조해지기 때문에 피부에 미치는 영향은 좋지 않죠. 우리는 천연 작물을 이용해 해가 없는 제품을 만들어내고자 했습니다."

17년간 친환경 소재 전문가로 연구해 온 황 대표는 미생물, 천연고무 등 식물 추출물을 고스란히 화장품에 녹여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1월 스타트업으로 충북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둥지를 틀면서 그의 연구는 본격화 됐다. 하루에 많게는 4번, 만들고 버리기를 반복하며 2년이 지났다. 지난해 10월, 24개의 판매용 비누를 만들어낸 그의 실험 횟수는 총 3천번에 이른다.

"비누 만들기에 앞서 관련된 제조법, 논문 등 연구 서적들을 수 십권을 읽었습니다. 현재 나와있는 공법을 모두 적용해 제조해봤지만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만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적용한 RR(RafaRophe)법을 만들어 냈죠."

RR법은 천연 지방산과 시어버터, 코코아버터 등을 이용해 비누베이스를 직접 제조하고 복합유황과 아로마테라피 원료 및 자체개발 특허 기능성 물질을 추가해 완제품까지 하나의 공정으로 진행하는 방법을 말한다,

황 대표는 이 공법을 통해 천연물 첨가 한계에 도전하고자 했다. 그 누구도 실험해 보지 않았던 시어버터 20% 농도부터 시작해 비누에 알맞은 제형이 나올 때까지 1%씩 줄여나갔다. 수 십번의 연구 끝에 적당한 농도를 깨달은 그는 다음 공정을 준비했다. 바로 '아로마테라피'다. 일반적인 비누에 들어가는 아로마 첨가물은 1% 내외에 머무른다. 황 대표는 그들의 기준에 따르지 않기로 했다. 또 그는 1억여 원을 들여 추출기를 별도로 구입, 고성능의 정유를 직접 추출하기에 이르렀다.

라파로페 황기철 대표가 고농축의 아로마 첨가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규영<br>
라파로페 황기철 대표가 고농축의 아로마 첨가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규영

"좋다는 물질이 있으면 직접 원료를 사서 추출합니다. 일반적인 추출물하고는 다르게 1천분의 1 농도의 에센스를 뽑아내 말 그대로 '약'이라고 부르는 베이스를 만드는 겁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에센스를 4~5%씩 비누에 첨가해 향과 함께 그 성분이 피부에 고스란히 녹아듭니다."

황 대표는 원료 선정부터 최종 마감까지 이르는 비누 제조 공정에 모두 참여한다. 기초부터 '천연물질'로 탄탄하게 다져놓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대학원 석·박사과정에서 농학을 전공한 그는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시작되는 면역체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기초 토양부터 유기농이 아니라면 그 땅에서 자라나는 식물 또한 '농약 덩어리'가 돼요. 이 물질을 추출하면 추출된 성분에도 농약이 남아있게 됩니다. 당연히 쓰는 사람 또한 위험에 노출돼기 때문에 작물관리부터 안전한 방법을 추구해야 합니다. 유기농 농법을 통해 식물에서 만들어지는 천연 항생제 성분을 살려야 완제품이 만들어졌을 때 건강한 제품이 만들어지죠."

또 이와 함께 그는 '복합 유황물질'에 집중했다. 광물과 이온화유황, 법제유황, 식이유황을 복합적으로 이용해 피부타입별 맞춤형 제품을 생산한다. BIO복합유황 제조 기술은 다양한 피부타입(건성, 지성, 복합성, 민감성 등)에 따라 복합유황의 비율과 농도를 결정한다. 특히 황 대표는 이 기술을 특허로 출원, 그 기술과 효과를 인정받기도 했다.

"피부병에 걸리면 유황온천을 많이 찾게 됩니다. 면역력 증진에 큰 도움을 주죠. 하지만 매번 온천을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떻게 하면 이 좋은 유황 성분을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비누에 첨가하게 됐습니다."

황 대표가 개발한 BIO복합유황 제조기술은 유황온천 농도의 3천배에서 많게는 5만배 이상을 비누에 첨가한다. 특히 광물의 경우 88.7%의 원적외선 방사율을 보인다. 임상실험을 통해 진행된 세포실험에서는 효능을 입증받기도 했다. 비누 사용을 통해 피부 트러블 케어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누를 완전히 소모했을 때까지 원적외선이 남아있다.

한편 라파로페는 7가지 Story BI를 적용한 금형을 통해 콘셉트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또 온라인 홈페이지와 쇼핑몰을 제작해 차별화된 전략으로 마케팅 홍보에 나서고 있다. MOU를 체결한 한 중국 기업에서 지난주 300세트를 주문하기도 했다. 판매된 물량은 중국 내 블로거나 규모가 큰 행사 등에서 제공 될 예정으로 주요 공략층은 중산층이 될 예정이다.

앞으로 황 대표는 올해 문을 연 제조공장을 필두로 5년 뒤 산단 내에 부지를 분양받을 계획이다. 그 때까지 꾸준히 '버전 업'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소비자가 날마다 기대할 수 있는 제품, 놀라움을 선사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그는 오늘도 연구개발을 멈추지 않는다.

"스타트업으로서 핵심적인 기술은 꼭 있어야 합니다. 이를 자체적으로 개발하면서 성공의 문을 두드려야하죠. 하지만 대기업과의 경쟁, 특히 마케팅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주변에서는 라이센스 아웃(기술이전)만 하라는 조언도 받았습니다. 그 때마다 저는 새로운 다짐을 합니다. 지금 당장은 성장이 더딜지 몰라도 한 번 뿌리를 내리면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될 것이라고. 앞으로의 성공을 위해 저는 꾸준히 노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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