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1일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접근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미세먼지에는 이념도, 정파도, 갈등도 없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 직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 문제가 되는 순간 범국가기구 출범을 통한 해결 노력은 실패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를 구성해 반 전 총장에게 위원장을 맡기라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제안을 수용해 노영민 비서실장이 직접찾아가 이 같은 뜻을 전하자 반 전 총장이 수락했다.

반 전 총장은 "정부는 미세먼지를 이미 국가 재난으로 규정했다. 미세먼지는 재난"이라며 "정부 부처는 특단의 각오로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 후 세계 곳곳을 다니며 파리 기후변화 협약 이행과 지구 생태 환경 복원, 17개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을 호소해 왔다"며 "이번엔 국가적 중책 제의를 받았고 필생의 과제를 다시 한번 정면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수락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망설임도 없지 않아 있었다"며 "많은 분들이 우려와 걱정도 표시했다. 미세먼지는 여러 국내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라 해결이 쉽지 않고, 해결한다고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세먼지의 국내외적 배출 원인의 과학적인 규명이 중요하다"며 "원인은 상당 부분 규명됐지만, 과학적 정밀성이 필요하며, 이에 기초해 정확한 해결방안과 다양한 정책적 옵션이 제시될 수 있어 구체적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은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등 동북아 국가와의 협력과 공동대응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제적으로 성공한 사례를 찾아 우리 실정에 맞는 최상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정부 유관부처는 미세먼지 줄이기가 전 국민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인 만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정책에 유연성·집중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