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며칠전 7살난 손자녀석이 유치원을 마치고 그 근처에 있는 모 태권도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태권도 학원을 다니던 형을 부러워하며 어깨 넘어로 동작을 바라보던 그녀석이 결국 지에미를 졸라대어 학원을 다니게 되니 신이 난 모양이다. 첫날 노란색 상하 태권도복을 타가지고 돌아온 그 녀석은 퇴근한 나를 만나자 마자 "하지(할아버지의 애칭), 나, 오늘 태권도 학원에 다녀왔다. 어디 한번 해 볼까?"라며 전과 달리 어깨에 힘을 주며 말을 한다. 나는 녀석이 기본동작을 마친 후에 "지원아, 참, 잘했어요. 아주 의젓하구나, 선생님으로부터 잘 배웠구나. 지원이는 태권도 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아주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이 하지는 믿어요, 알았지요"라고 칭찬해 주었다. 그 녀석은 "예. 하지"하며 어깨를 좌우로 흔들며 매우 흐믓한 표정으로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이것이 어디 어린아이에만 해당되는 일이겠는가? 우리 모두도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으면 좋은 기분을 느낄 것이다. 나 또한 칭찬의 효과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메슬로우((Abraham Maslow)의 인간 욕구 5단계에 의하면 누구에게나 인정과 존경을 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

칭찬의 효과를 살펴보면 첫째, 자신감을 상승시킨다는 것이다. 칭찬을 받는 아이들은 자신감을 상승시켜서 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둘째, 밝은 성격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칭찬을 많이 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서 굉장히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칭찬만으로도 에너지가 충전된다는 것이다. 매일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힘들고 무료한 기분들을 많이 느낄 것이나 칭찬을 많이 받는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더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성범 수필가
이성범 수필가

불현듯 어느 책에서 읽은 내용이 떠오른다. 어느 프로 야구팀 감독은 선수들의 실력을 발휘하게 하는 방법 중에서 칭찬이 가장 효과가 있었다고 말한다. '자네는 콘트롤이 나쁘군, 공은 빠른데'라고 말하는 것과 '훌륭해, 강속구를 가지고 있군, 거기에 콘트롤만 있으면 되겠어'라고 말하는 것과는 결과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먼저 장점을 칭찬하면 연습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반대로 결점을 지적하면 자신감을 잃어 공의 속력마저 떨어진다는 것이다. 가장 훌륭한 리더는 칭찬의 명수라고 한 말이 거듭 새삼스럽다.

그렇다. 언제 들어도 새로운 것이 칭찬이다. 인생을 승리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칭찬에 탁월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칭찬 받으면 마음이 열린다. 칭찬은 칭찬을 낳는다. 그러나 비난 받으면 마음이 움츠러들고 상처 때문에 마음을 닫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난하는 사람들은 비난하는 사람들끼리 모인다. 비난도 배우는 것이요, 어쩌면 습관일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우리는 비난의 명수가 되지 말고 칭찬의 명수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같은 의미라도 한번쯤 상대방을 생각하면서 기분 좋은 말로 칭찬하는 하루 하루를 보내야 한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도 순간 순간 저마다의 색깔로 물들기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하루하루 순간의 역사를 아름다운 색깔로 곱게 곱게 물들어 가야 할 것이 아닌가. 이렇게 될 때 우리사회는 조금더 웃음이 넘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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