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사회·경제부

10년째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등 잘나갔던 충북 무역이 휘청이고 있다. 이는 모두가 예상했던 결과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수 년째 충북 경제의 심장 역할을 해온 반도체 수출의 눈에 띄는 하락이다.

그동안 반도체는 충북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앞서 반도체는 수 년간의 시장호황에 힘입어 충북의 돈줄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충북 전체 수출액의 과반수 이상을 점유하는 등 충북 경제의 심장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점차 둔화됐고 올해 초까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 수출액의 50%이상을 차지했던 점유율도 39%대로 크게 하락했다.

물론 이 같은 반도체의 하락은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들 경제 전문가들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하락과 더불어 급속도로 성장한 반도체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SK하이닉스 내부에서 조차 지난해 역대 최대 경영실적 경신에도 이 같은 이유에서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빨간불'이 켜진 곳은 그동안 경제 전반적으로 '반도체'의 의존도를 높여왔던 충북이다. 벌써부터 수출과 수입이 동반 하락한 '불황형 흑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이어온 수출 호황에 제동이 걸릴 위기에 처하자 충북은 뒤늦게 반도체 이외의 산업들의 진흥을 위해 기업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해결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완종 사회·경제부.
이완종 사회·경제부.

중소·중견기업 수출비중이 높고 과거부터 안정적인 증가세로 수출을 지탱하는 품목인 기계, 전기전자, 화학, 플라스틱, 철강 등에 힘을 실어 반도체 하락세의 여파를 최대한으로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모습은 지난해부터 진행됐어야 한다. 이미 반도체의 하락은 예상됐었기 때문이다.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끝내 관망하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다.

일각에는 지금의 반도체 불황이 올해 2분기 이후부터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낙관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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