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우리 아이들의 학교 운동장이 좁아지고 있다고 한다. 강당이나 체육관, 급식소, 기숙사 등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시설 늘리고자 할 때 우선적으로 운동장이 '타깃'이었다. 계속된 도시개발과 체육시설 상업화로 아이들이 뛰놀 공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마지막 보루인 학교 운동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정보공시 사이트 '학교알리미'나 일선 교육청의 초·중·고교 운동장 조사자료에서도 그동안 체육관이나 강당, 부속 건물 등을 세우느라 사라진 운동장 면적을 당장 확인하긴 어렵다고 한다. 심지어 해당학교의 한 교장은 "옛날 골목길처럼 뛰어놀 곳이 있는 것도 아닌 지금에 운동장을 포기하는 이유는 체육의 교육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선진국에서 왜 운동장 활동을 중시하고 있는지 생각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고 한다. 위협받는 아이들의 운동장 학교 운동장을 제외하면 우리의 아이들이 시간, 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운동장'과 같이 맘편히 뛰어 놀수 있는 장소는 거의 없다.

LH공사 도시계획현황을 보면 전국 초중교의 운동장 신설 계획은 과거에 대비해 그 면적이 정말 좁아졌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서울의 올림픽 경기장처럼 전문 체육시설은 일반인들 접근 자체가 어렵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 통계를 보면 민간 체육시설 이용률(46.6.1%)보다 학교 체육시설 이용률(73.7%)이 훨씬 높음을 알수 있다. 이는 학교 운동장이 비단 학생뿐아니라 인접 주민들에게도 그 가치가 높음을 알려주는 반증일 것이다.

또한, 한 지역 초등학교의 '2년 운동의 기적'이란 결과에서도 운동장이 우리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수 있다. 이 초등학교 학생들의 운동 시간이 늘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나 우선 몸 아파 결석하는 애들이 줄었으며, 2015년엔 전교생 340명의 1년간 질병 결석이 101일인 반면(질병 결석 비율 30%), 2017년 이 비율이 절반(15%)으로 대폭 줄었으며, 한 학부모는 "겨울만 되면 애가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학교서 맨발 운동한 다음부터 감기나 비염 증상이 줄고 몸이 가벼워졌다"고 했다. 비단 이뿐 아니라 설문조사에서도 전교생의 71%가 "학교 운동장에서 맨발 운동하기 전보다 지금 건강해졌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br>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그리고 한 교육대학교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이 학교 학생들의 '두뇌 활성화'를 측정한 결과 맨발 운동을 하기 전과 후가 불과 8개월 차이인데, 정보 처리 능력을 보여주는 '인지 강도'와 '인지 속도', '집중력' 등이 크게 향상됐다고 한다. 또한, 과다한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줄었음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몸을 많이 움직일수록 두뇌가 활성화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다는 것이 실제 증명된 테스트로 특히 두뇌 발달 속도가 빠른 초등학생들은 더욱 운동장에서 체육을 많이 권장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불규칙한 기후, 중국발 미세먼지 증가의 영향에 따라 운동장 사용이 가능한 일수도 줄었다. 게다가 학교 체육시간도 외국에 비해 짧은 편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초등학교의 전체 교육 시간 대비 체육 수업 비율은 7%로 프랑스(13%)나 독일(11%), 일본(10%)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더 이상 우리의 아이들에게 맘껏 뛰어놀 운동장을 예산, 주차난 등의 이유로 뺏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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